베트남·인니 여성은 얼마나 가담했나…경찰, 기소 놓고 고심

입력 2017-02-20 09:20
수정 2017-02-20 15:56
베트남·인니 여성은 얼마나 가담했나…경찰, 기소 놓고 고심

말레이 수사당국, '구금 연장 vs 즉시 기소' 고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말레이시아 경찰이 '장난'인줄 알고 김정남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제3국 출신 여성 용의자 2명에 대한 처벌을 어떻게 진행할지 고심하고 있다.

말레이 중문지 동방일보(東方日報)에 따르면 말레이 수사당국은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체포한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의 구금을 연장할지, 기소를 진행할지 검토 중이다.

앞서 말레이 법원은 지난 16일 이 여성 용의자 2명에 대해 7일간 구금 명령을 내려 일단 이들의 구금 기간은 오는 22일까지다.

곧바로 기소하지 않고 구금을 연장해 추가로 조사할 여지를 줬다는 것은 수사당국이 아직 이들의 가담 정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흐엉과 아이샤는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에게 접근해 직접 암살을 실행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후 용의자 중 가장 먼저 검거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훈련받은 북한 공작원으로 보기엔 행동이 어설펐고, 누군가의 지시로 장난으로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해 의문을 낳았다. 이에 김정남 암살이 다국적 청부 암살단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누르 라시드 아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신원이 확인된 남성 용의자 5명의 국적이 북한이라고 밝혀 김정남 암살은 북한 배후 사건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북한이 치밀하게 계획한 암살이 맞다면 여성 용의자 2명은 진범이 아닌 조연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자국민 아이샤가 북한 공작원이 아니며 사기나 조작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범행 전후 이들의 수상한 행적이나, 범행 당시 CCTV 영상에 포착된 이들의 민첩한 행동 등으로 보면 이들을 단순한 피해자로 치부하기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은 기자회견에서 흐엉의 직업은 연예 관련 종사자, 아이샤의 직업은 스파 마사지사라고 밝혔다. 또 이들이 각각 이달 4일과 2일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부터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