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수놓은 '별들의 전쟁'…올림픽 기대감 달아오르는 평창
스키점프, 하프파이프 월드컵 성황리에 마감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강원도 평창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테스트이벤트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는 14일부터 16일까지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이 열렸고,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는 16일부터 19일까지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이 이어졌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한 이번 대회는 동계 스포츠의 매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스키점프 여제' 다카나시 사라(일본), '스노보드 제왕' 숀 화이트(미국), '천재 소녀' 클로이 김(미국) 등 세계 최고의 선수도 평창에서 자기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다카나시는 1·2차로 나눠 두 차례 치러진 스키점프 월드컵 가운데 17일 2차 대회에서 우승해 역사를 새로 썼다.
올해 고작 21세인 다카나시는 53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해 남자부 최다우승자 그레거 쉴렌자우어(오스트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카나시의 새로운 기록을 지켜보기 위해 수많은 일본 취재진이 평창을 찾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도 했다.
화이트의 화려한 묘기와 최선을 다한 클로이 김의 모습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인 화이트는 수준 높은 기술과 프로다운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한국계 선수인 클로이 김은 이번 대회 컨디션 난조로 4위에 그쳤지만, 하프파이프 월드컵 랭킹 1위를 유지해 '천재 소녀'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에 월드컵 첫 메달까지 기대했던 한국은 안방에서 '노메달'에 그쳐 숙제를 남겼다.
스키점프 남자 국가대표 최흥철, 최서우, 김현기는 모두 30위 안에 들지 못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유일한 여자 스키점프 국가대표인 박규림만이 월드컵 1차에서 30위에 턱걸이, 평창 동계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따낸 것 정도가 성과다.
최근 월드컵에서 꾸준히 10위권에 올랐던 하프파이프 역시 프리스타일 스키와 하프파이프 모두 한 명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1호 국가대표' 김광진은 예선 도중 다쳤고, 나머지 선수도 모두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는 '기대주' 권이준이 13위로 아깝게 결선 티켓을 놓쳤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비교적 생소한 종목임에도 기대 이상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공중에서 곡예를 펼치는 하프파이프 종목은 스키장을 찾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고, '인간 새' 스키점프 선수의 비행에는 아낌없는 갈채가 이어졌다.
김희순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테스트이벤트 담당관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보다 많은 관객이 경기장을 찾아주신 게 성과다. 이를 계기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프파이프 코스는 세계 정상급 선수의 극찬이 이어졌다.
화이트는 "너무 높이 점프할 수 있어 졸릴 정도"라고 극찬했고,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랭킹 1위 토린 예이터 월래스(미국)는 "올해 경기한 곳들 가운데 가장 좋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숙제도 받았다.
스키점프는 너무 강한 바람 때문에 남자부 점프대가 경기 직전 바뀌었고, 하프파이프에서는 부상 선수 응급조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스키점프 라지힐 남자부 경기는 강원도 산간지역에 내린 강풍 주의보 때문에 노멀힐에서 열렸다.
경기가 열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원래 대관령의 강풍이 자주 몰아치는 곳이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 바람을 막는 방풍막을 설치했는데, 이번에 또 한 번 강풍으로 차질을 빚어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게 됐다.
같은 날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김광진은 예선 도중 뇌진탕으로 잠시 의식을 잃었다.
이때 의무팀의 초동대처가 다소 늦었고,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는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다음 테스트이벤트는 3월 2일부터 5일까지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릴 2017 IBU 바이애슬론 월드컵과 3월 4~5일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펼쳐질 2017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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