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美 캘리포니아 남부…6년만에 최악의 폭풍우

입력 2017-02-19 05:01
'물에 잠긴' 美 캘리포니아 남부…6년만에 최악의 폭풍우

폭우로 4명 사망…산사태·강 범람에 침수·정전피해 속출

간선도로·해안가 폐쇄 속 긴급 대피령…항공기 운항 중단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 주 남부 일대에 6년 만에 최악의 폭풍우가 휩쓸어 4명이 사망하고 산사태·홍수로 인한 침수·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이번 폭풍우는 주로 열대 지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패턴을 보였다. 태평양에서 습기를 잔뜩 빨아들인 뒤 육지에 상륙해 이를 토해낸 것이다.



이에 따라 LA 카운티를 비롯해 샌타바버라 카운티, 벤투라 카운티, 샌퍼낸도 밸리, 샌버너디노 카운티 등에는 평균 50∼150㎜의 비를 퍼부었다. 내륙지역인 인랜드 엠파이어에서는 최대 250㎜가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산악 지역에서는 지난해 여름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해안 지역에서도 2.5∼3m 높이의 파도가 일면서 해변과 부두들이 폐쇄됐다.

특히 시속 130㎞의 강풍을 동반하면서 산사태로 주요 간선도로 6개가 폐쇄되는가 하면 강풍에 나무들이 도로에 쓰러져 한인 타운을 비롯해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되는 불편을 겪었다.

LA 북쪽 스튜디오 시에서는 도로에 발생한 거대한 싱크홀(Sink-hole·도로 함몰)에 차량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요 간선도로에서는 이날 오전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진흙더미가 곳곳에 쌓이면서 애를 먹고 있다.

LA 북동쪽 셔먼오크스 지역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끊어진 전깃줄에 남성(55) 1명이 감전사했으며, LA 동쪽 샌버너디노 카운티 빅토빌에서는 물에 잠긴 자동차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또 1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에서는 비로 미끄러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고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가 전했다.

정전사태도 잇따라 이날 오전까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10만 명 이상이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LA 국제공항을 비롯해 오렌지 카운티, 버뱅크, 샌디에이고 등의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됐다.

LA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48편이 취소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캘리포니아 주를 오가는 항공기 수백여 편의 운항을 중지했으며, 아메리칸 항공도 전날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

실제로 샌타바버라 공항은 105㎜ 비가 쏟아져 공항 내부가 호수로 변하면서 소형 항공기들이 물에 잠겼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주 초 또 다른 폭풍우가 찾아와 상당량의 비를 뿌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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