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에스프레소의 나라' 이탈리아에 내년 본격 상륙
"내년 6월 이후 밀라노·로마에 첫선…6년 내 최대 300개 점포 개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에스프레소의 나라 이탈리아에 세계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내년에 본격 상륙한다.
18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축구 선수 출신 기업가 안토니오 페르카시는 최근 미디어를 상대로 "내년 6월 이후 밀라노에 첫 스타벅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1호 점포 개점 이후 1주일 안에 로마 등 다른 지역에 4∼5개의 스타벅스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페르카시는 이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궁극적으로는 이탈리아 전역에 5∼6년 내에 200∼300개의 스타벅스 지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에 스타벅스를 위한 시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당초 올해 밀라노에 1호 스타벅스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7월 이탈리아에서 스타벅스 개점 계획을 밝힐 때 이탈리아에 스타벅스 도입하는 데 독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며 "첫 점포는 디테일에 공을 들이고, 이탈리아 사람들과 이탈리아 커피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준비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슐츠 CEO는 당시 1980년대에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로나를 여행할 때 현지 바리스타의 솜씨와 이탈리아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과 친절함 등에 영감을 받은 것이 스타벅스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스타벅스 상륙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몇 년 전부터 바들을 중심으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해온 터라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에서 가격 측면에서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바들은 보통 에스프레소는 1유로(1천200원), 카푸치노는 아무리 비싸도 1.5유로(약 1천800원)가 채 안되는 금액에 팔고 있는데, 스타벅스가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팔고 있는 아메리카노, 라떼 등 주력 상품은 이탈리아 바 가격보다 최소 2배에 이른다.
이탈리아인들이 자국 커피에 대해 유독 자부심이 강한 것을 고려할 때 에스프레소에 길든 이탈리아인들의 입맛을 획일화된 스타벅스 커피가 사로잡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커피감정가협회의 루이지 오르델로 회장은 이탈리아 영문 뉴스사이트 로컬과의 회견에서 "스타벅스가 들어와도 이탈리아 커피를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