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호텔서 쉬고. 다이어트스쿨 다닌다…반려동물도 상류층처럼

입력 2017-02-19 07:11
전용호텔서 쉬고. 다이어트스쿨 다닌다…반려동물도 상류층처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강종훈 정빛나 이도연 기자 = 동물을 단순히 '감상'하거나 '데리고 노는' 목적으로 기르던 시대는 지났다. 동물을 가족으로 대하고, 때로는 '상전'처럼 모시는 세상이다.

따라서 반려동물 관련 용품과 서비스도 점점 세분화, 고급화하고 있다. 고급 사료와 간식은 기본이고 전용 정수기, 영양제, 욕조, 케이크, 미용, 호텔, 교육까지 없는 게 거의 없을 정도다.

◇ 현미 영양죽·홍삼 영양제에 생일케이크까지

동물을 '애완용'이 아닌 '반려자'로 대하니, 사람 음식보다 질 좋은 반려동물 식품도 넘쳐난다.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아미오'를 운영 중인 풀무원은 '반려견 생일파티용' 케이크와 치즈쿠키, 소간이 들어간 머핀 등을 세트로 판매한다.

임신·출산·질병 등으로 회복이 필요한 반려견을 위한 소고기 현미 영양죽, 영양보충이 필요한 반려견에게 주는 오리 안심 영양식 등도 있다.





네슬레 퓨리나는 까다로운 고양이의 입맛에 맞춰 다섯 가지 맛의 고양이용 수프 '로얄 브로스'를 출시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유당을 분해해 소화가 잘되게 배려한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를 선보였다.

KGC인삼공사의 반려동물 건강식품 브랜드 '지니펫'의 영양제 '홍삼함유 북어 농축액 분말'은 6년근 홍삼 성분과 북어 농축액으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의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오네이처'의 경우 민감성 피부, 아토피를 가진 반려동물을 위해 알레르기 유발 곡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 자동 화장실·전용 생수기…수십만 원 명품 개 줄도

먹는 것 뿐 아니라 반려동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가, 첨단 제품도 속속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 등 생활용품 업체들은 반려동물용 샴푸와 컨디셔너, 미스트 등을 내놓았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와 패딩 의류, 배변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처리하는 고양이 전용 자동 화장실, 그릇이 비워지면 자동으로 급수하는 반려동물 전용 생수기, 집 밖에서도 집 안에 있는 반려동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관찰 카메라(CCTV)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소준섭 인터파크 반려동물팀은 "수십만 원에 이르는 스마트, IT 기기 등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반려동물을 가족과 똑같이 생각하는 애견, 애묘족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도 일찌감치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루이뷔통은 352만 원짜리 애완견 가방, 52만5천 원짜리 애완견용 줄, 45만 원짜리 개목걸이 등을 팔고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쿠팡은 늙은 '노령 견'을 위해 따로 간 영양제, 관절보호용품, 외출 보조용품 등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반려동물 연령대별 '맞춤형'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다.





◇ 반려동물 전용 호텔·다이어트학교·미용실

반려동물 용품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업체의 전문 매장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반려동물 전문 매장인 '몰리스펫샵'을 33곳에서 운영 중인데, 간식·사료·패션과 위생용품까지 관련 용품 2천400여 가지를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꾸몄다.

그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편히 쉬도록 돌봐주는 전용 호텔, 반려견 스타일 컨설팅과 함께 전문 디자이너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뷰티 스튜디오도 갖췄다.

1세 미만 어린 반려견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치는 '퍼피스쿨', 성견 대상 '리더쉽스쿨', 비만견·과체중견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다이어트스쿨'에서 다양한 교육·훈련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도 이미 애완동물 전문 매장 '펫 부티크'를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애완견이 움직이는 대로 자동추적해 촬영하는 10만 원대 CCTV, 최대 15㎏ 무게의 애견을 태울 수 있는 80만 원대 강아지 유모차, 높은 곳을 즐기는 고양이가 올라가 놀 수 있는 30만 원대 고양이 타워 등이 인기 제품이다.

현대백화점은 애완동물 용품 전문 매장 '루이 독'을 무역센터점, 압구정점 판교점 등에서 운영하며 침대(20만~30만원대), 목줄(5만~30만원대), 옷(5만원~30만원대) 등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경쟁에 가세할 분위기다. 생활가전부문 송창현 수석바이어(Chief Buyer)는 "최근 애완동물을 평생 함께하는 가족으로 인식하면서 프리미엄 사료 및 애견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애완동물과 관련된 프리미엄 편집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서비스 산업은 장례, 보험 등의 분야까지 계속 커지는 추세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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