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본부장 "일본 순시선, 年100여회, 사흘에 한번꼴 독도 와"
홍익태 본부장 "해경이 독도 관리해야…해경청 부활은 국민 입장서 판단해야"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려 노력…차츰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
(세종=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홍익태 본부장은 "최근에도 일본은 사흘에 한 번 정도씩 독도에 오고 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양주권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 해상보안청(일본 해경에 해당) 순시선이 연간 100여 회, 즉 사나흘에 한 번꼴로 독도에 온다"며 "분쟁에 대비해 기록을 남기고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순시선은 보통 독도에 찾아와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통과해 독도를 한 바퀴 선회하고 돌아간다. 그럴 때마다 해경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안쪽에서 함께 도는 '동조기동'을 하며 방어하곤 한다.
이는 향후 영유권과 관련한 분쟁이 생겼을 때 평소에도 꾸준히 제집처럼 독도를 드나들었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한 활동이다.
일본은 최근에도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교과서 제작 기준인 학습지도요령에 명기하려 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해경 역시 하루 한 차례씩 독도와 이어도에 초계비행을 하고 보유한 5천t급 함정 2개를 이 해역에 하나씩 배치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홍 본부장은 "우리가 하는 초계비행도 마찬가지로 역사 속에 기록과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 허투루 할 수 없는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안 수요만 따질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해양주권 수호의 차원에서 울릉도에 해경 경찰서를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을 위해 독도도 지금처럼 육상경찰이 관리하지 않고 해경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용화기를 사용한 이후 해경에서도 상당히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올해는 상습범들을 우선 척결하고 불법조업 의지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해5도 특별경비단의 창설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함정 9척과 특수진압대를 배치해 현장 나포와 사법처리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최근 정치권 등에서 해양경찰청의 부활 등 개편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책임론으로 2014년 11월 해체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재편됐다. 인천 송도에 있던 해경본부도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이전에 맞춰 지난해 8월 세종시로 옮겨갔다.
육상경찰 출신인 홍 본부장은 해경본부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초대 본부장으로 부임, 2년 3개월 동안 해경의 '격변기' 내내 선장 역할을 했다.
그는 "해경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부임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아찔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조직의 상처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고 한다.
홍 본부장은 "(사기 저하가) 다른 조직처럼 처우 문제가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것인 만큼, 신뢰를 다시 찾는 것이 사기를 올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도 세월호 참사라는 큰일을 맞아 혁신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사례분석 등 회의를 열며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보고를 구체화하고 소홀한 부분을 되짚어보도록 해 현장 대응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직원들이 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 같다"며 "변화 노력의 결과 해경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차츰 회복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동해 특공대원 2명이 갯바위에 고립된 조난자를 구조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을 예로 들며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예전이라면 특공대원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 활동에 출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이 보기에는 해경은 똑같은 해경이기 때문에 해경 배가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최근 거론되는 해경 부활론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혁신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해 고맙다"며 "직원들에게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해경을 부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려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는데, 거기에 직원들이 공감해 노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경 부활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해경본부를 인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경이 어느 곳에 위치하는 것이 임무 수행에 적합할지를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홍 본부장은 "30년간 육상에서 경찰에 몸 담았다가 해경 본부장으로 와 보니 바다는 육상의 기준과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곳이더라"면서 "수시로 바뀌는 날씨, 보이지 않는 암초, 빠른 조류 등 변수가 많아 위험과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바다의 특수성을 이해해 주시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헌신하는 현장의 해경 직원들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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