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호주 취업비자 장벽…고군분투 IT업계 반발

입력 2017-02-18 08:54
높아지는 호주 취업비자 장벽…고군분투 IT업계 반발

국내에 인력 없으면 외국서 찾도록 규정 강화 추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자국인들에게 일자리를 우선 제공하겠다며 취업비자(457비자)의 장벽을 높여가고 있다.

호주 정부는 고용주가 국내에서 적절한 인력을 찾을 수 없을 때 해외로부터 숙련 인력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비자의 발급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18일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기업들이 외국 숙련 인력에 의존할수록 자국 내 인력 육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고용 사정도 개선되지 않으리라고 보고 대응책에 나선 셈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틀라시안(Atlassian) 등 숙련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 속에서 고군분투 중인 IT 업계와 신생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002년 설립된 아틀라시안은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대상의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SW 업체로, 지난해 12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은 미화 60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이다.

호주 내 직원 수는 약 1천 명이며, 취업비자 대상인 외국의 숙련 인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캐넌 브룩스는 "우리는 기술 혁신과 관련해 발전 단계에 있으며 필요 인력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해외에서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기업들의 반발에 연방 혁신장관인 아서 시노디노스는 "목욕물을 버리다 아기를 함께 버리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이 신문에 밝혔다.

시노디노스 장관은 "이민부가 전체의 비자 체계를 단순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취업비자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교육 강화 등 미래에 대비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자국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유효기간이 4년인 취업비자 소지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호주 정부는 종전에는 취업비자 소지자가 기한 만료 후 90일 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추방 조처를 했으나 이를 60일 이내로 앞당겼다.

호주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며 취업비자 규정의 강화를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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