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부인 명예교장인 초등학교 때문에 '곤혹'
우익인사 '아베 초등학교' 이름으로 모금…정부땅 헐값 매입 '의혹'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방의 한 학교법인이 자신의 이름을 딴 소학교(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 활동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며 곤경에 처했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부의 학교법인인 모리토모(森友) 학원은 소학교 건립을 추진하면서 2014년 '아베신조 기념 소학교'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았다. 해당 소학교는 4월 문을 열 계획이다.
모리모토 학원은 우익 인사가 총재를 맡고 있는 곳이다. 학부모에게 "한국인이 싫다", "한국인은 마음이 비뚤어졌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혐한 문서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쓰카모토(塚本) 유치원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저 아베 총리 몰래 이름을 팔아 모금활동을 펼쳤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학교가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2014년 4월 쓰카모토 유치원을 방문했다가 원생에게 "아베 총리는 일본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감동을 했고, 이후 문제의 소학교에 명예 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유치원을 방문한 해는 모리토모 학원이 '아베신조 기념 소학교'라는 이름으로 모금 활동을 한 것과 같은 2014년이다.
이 소학교와 관련해서는 모리토모 학원이 작년 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헐값에 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모리토모 학원이 해당 부지를 매입한 가격은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약 13억3천526만원)이었지만, 일본 재무성은 "적정한 가격에 팔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불거지자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내 이름이 사용된 것을) 처음 들었다"고 말하며 "나와 처가 관계가 있다면 수상도, 국회의원도 모두 그만두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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