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옛말…진화한 졸업식 노래

입력 2017-02-18 06:30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옛말…진화한 졸업식 노래

'축제형 졸업식' 맞춰 경쾌한 신곡이나 대중가요로 대체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최근 초등학교 졸업식에 갔다 온 적잖은 학부모들이 졸업식 노래 순서 때 귀를 의심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숙연하고 처연한 '졸업식 노래'가 아닌 모르는 노래가 식장에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로 1946년부터 전국에서 제창된 '졸업식 노래'가 졸업식장에서 점차 대중가요나 졸업 관련 신곡으로 바뀌고 있다.

1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주 교동초등학교는 지난 16일 졸업식에서 '졸업을 축하합니다'(안진현 작곡)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요즘 같은 축제형 졸업식에서 숙연한 분위기의 옛날 노래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충주 탄금초등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같은 날 졸업식에서 비교적 경쾌한 리듬의 '졸업을 축하합니다'를 4년째 불렀다.

제천 의림초등학교는 2년 전부터 199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했던 그룹 015B의 '이젠 안녕'을 졸업식 노래로 부르고 있다.

물론 선생님·친구들과 이별하고 정든 교정을 떠나야 하는 현실 앞에 노래를 부르며 가슴 뭉클해 지고 울컥하는 것은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음성 평곡초등학교 관계자는 "자유스럽고 축제 분위기인 요즘 분위기에 옛날 노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아이들 정서에 맞는 곡을 선정해 내년 졸업식 때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 금천초등학교와 개신초등학교처럼 올해 졸업식에서도 그대로 '졸업식 노래'를 합창한 학교도 많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절차와 형식을 중시하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던 졸업식 문화가 음악과 공연, 학창시절 영상 상영, 타임캡슐 설치 등 축제형 졸업식으로 바뀌면서 졸업식 노래도 그에 걸맞은 곡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졸업식 노래'의 무거운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하여" 등의 가사 내용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고교도 예전에는 거의 '졸업식 노래'를 불렀지만,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나온 '그래, 우리 함께' 등 친숙한 대중가요를 졸업식 때 제창하고 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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