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접대해야 한다" 속이고 1억3천만원 챙겨
울산지법, 90여 차례 돈 챙긴 사기범에 '징역 1년4개월'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법대를 졸업했고, 법무사 사무장으로도 일해서 해결할 수 있다."
A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자신이 법대를 졸업했고, 법무사 사무실에서 잠시 일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과장해 마치 법률적 분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그러다 2012년 지인 B씨로부터 "친척이 20여 년간 농장에서 착취당하며 임금을 받지 못했는데, 받을 방법을 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형제처럼 지내는 검찰 출신 변호사가 있는데, 믿고 맡기면 1억원 이상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어 "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접수할테니 법률사무 처리 비용으로 50만원을 먼저 주고, 이후 추가 비용은 필요할 때마다 달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의 계좌로 50만원을 받았고, 이후에도 변호사 자문료이나 서류 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모두 90여 차례 1억3천여만원을 챙겼다.
심지어 "상대 피고 측이 담당 판사를 접대하고 있으니, 우리도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판사에게 향응을 베풀고 청탁해야 한다"며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기 행각은 친척의 사건이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무료로 선임한 변호사가 처리했다는 사실을 B씨가 2015년에 알게 되면서 들통났다.
A씨는 앞서 비슷한 범죄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기도 했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신민수 부장판사)는 A씨에게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죄를 적용해 18일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률적 분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해자를 갖은 명목으로 속였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가 거액을 편취당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에 이른 점 등으로 볼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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