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임꺽정 연기하는 배우 정흥채 "통쾌하실겁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1996~1997년 인기리에 방영된 SBS 드라마 '임꺽정'의 주연 배우 정흥채가 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임꺽정, 그가 온다'로 다시 관객 앞에 선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임꺽정의 탈을 쓰고 전국의 탐관오리를 벌하는 천민 '갖바치'(신발이나 가죽을 다룸)를 연기한다.
정흥채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간적 배경이 임꺽정 사후 10여년 뒤로 설정된 작품"이라며 "임꺽정의 정신을 이어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임꺽정을 연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작품의 의도 자체도 불의에 맞서는 민초 모두가 임꺽정이라는 점"이라며 "관객분들이 답답한 현 시국 속에서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원래 연극배우 출신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연극 '다윗왕', '딸의 침묵', '들풀의 노래', '세일즈맨의 죽음' 등을 통해 선 굵은 연기력을 선보여왔다.
그러던 중 '임꺽정'을 연기할 주연 배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던 SBS 드라마 제작진에 발탁돼 대중들에게 얼굴을 각인시켰다. 키 180cm의 우람한 체격, 터프한 마스크, 태권도·택견 등의 무술 실력 등으로 '임꺽정'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은 드라마와 달리 다시 연기와 춤, 노래가 함께하는 뮤지컬 장르다.
임꺽정을 소재로 한 만큼 전통춤과 국악 등 전통적인 볼거리도 극에 많이 배치됐다.
그는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다 보니 만만치가 않다"며 "20대 친구들이랑 같이 연습을 하는데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오랜만에 임꺽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진중하면서도 유쾌한 극이 될 것"이라며 "임꺽정으로 받은 사랑을 대중들과 계속 나누며 살겠다"며 말했다.
공연은 오는 3월 26일까지 이어진다.
제작 극단 민들레·한국다중문화예술진흥회. 전석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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