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수중 신대륙 '질랜디아'에 자리 잡고 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가 여러 개의 섬이 아니라 대부분 수중에 잠겨 있는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뉴질랜드와 호주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17일 뉴스 사이트 스터프 등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지질 핵 과학 연구소(GNS) 지질학자 등 11명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뉴질랜드와 뉴칼레도니아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라 질랜디아'로 불리는 면적 490만㎢의 신대륙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미국지질학회(GSA)에서 발행하는 GSA 투데이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뉴질랜드와 호주는 퀸즐랜드 주 연안 주상해분인 '카토 트라프'를 사이에 두고 상당히 가까이 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지점에서 호주와 뉴질랜드 대륙 간 거리는 25km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질랜디아 대륙의 94%는 바다에 잠겨 있다.
연구팀은 남서 태평양 지역의 굉장히 넓은 부분이 서로 연결된 대륙 지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자료들이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상 대륙으로 보아도 충분할 만큼 크기가 크고 따로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게 아니라 그동안 그런 사실이 조금씩 밝혀져 왔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축적된 자료가 없었고 이번과 같은 내용을 보고서에 쓸 만큼 자료를 해석하는 데도 자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지역을 부분적으로 물에 잠기고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땅들의 집합체 정도로만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현대 위성 기술과 해저 지도들을 이용하면서 연구팀은 질랜디아를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땅의 파편이 아니라 다른 대륙들과 나란히 있는 또 하나의 대륙으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질랜디아를 대륙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로 다른 해저 지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 화성암 변성암 퇴적암의 존재, 다른 해저 지각보다 더 두꺼운 두께, 크기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질랜디아는 대륙의 지각 두께가 10~30km 사이로 뉴질랜드 남섬 일부 지역에서는 40km가 넘기도 한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면적이 100만㎢가 넘고 지질학적, 지리적 경계로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만큼 질랜디아가 대륙으로 규정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질랜디아라는 이름은 지난 1995년 지구물리학자 브루스 루엔딕이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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