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인종차별' 논란 '트럼프 아파트 임대' 기록 공개
정보공개법에 따라 웹사이트에 수사기록·인터뷰 등 400쪽 게재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1970년대 아파트 임대 인종차별 소송과 관련된 기록 일체를 전격으로 공개했다.
미 법무부 인권국이 1973년 트럼프 부동산개발회사와 이 회사의 소유주인 트럼프의 부친 프레드 트럼프, 트럼프 등을 상대로 이들이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과정에서 흑인을 배제하는 등 인종차별을 했다며 제기한 소송 관련 기록들이다.
트럼프 측이 정부를 상대로 명예훼손이라며 1억 달러 맞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던 이 싸움은 당시 뉴욕 일대에서 가장 큰 인종차별 법정대결로 평가됐다.
결국, 합의로 마무리된 이 싸움에서 트럼프 측은 인종차별 혐의는 벗었지만, 인종과 종교, 성, 국적 등에 상관없이 아파트가 임대되도록 보장하는 조치를 마련할 것을 약속해야 했다.
법무부가 이날 정보공개법에 따라 웹사이트에 공개한 기록은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포함해 400쪽가량. 트럼프 아파트의 임차인과 관리인, 직원 등 수십 명의 인터뷰가 포함됐다.
일부 흑인들은 "어떤 차별도 없었다"고 증언했지만, 이 아파트의 한 수위는 아파트 관리자를 인용해 "한 흑인이 2650 파크웨이 아파트 임차를 문의하자 그가 아파트를 얻을 수 없도록 실물가의 2배를 불렀다"는 말을 전했다.
또 일부 기록에는 트럼프 아파트 어디에도 흑인 신청자들은 입주하지 못했으며 똑같은 조건의 백인들에게는 임차가 제공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한 저서에서 아파트 임대와 관련한 어떤 인종차별 혐의도 부인하면서 "다만 흑인이든, 백인이든 생활보장대상자들에 대한 임대를 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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