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맞아?'…"정보기관이 민감한 정보는 보고 안해"
정보당국이 대통령 불신…"민감 정보 유출될라" 우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정보기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현직 정보기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정보기관 요원들이 민감한 정보의 유출을 우려한 나머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 정보가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가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통령의 정보 접근을 막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보고하지 않은 정보 중에는 외국 정부에 대한 첩보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와 정보원들이 누군지 등도 포함돼 있다고 전·현직 관료들은 전했다.
대통령에게 민감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보는 관점에 주로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푸틴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했으며, 민주당의 라이벌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을 해킹해 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과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은 민감한 정보마저 푸틴 대통령에게 넘겨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정보기관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지 않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과거에도 미국의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모든 정보를 세세하게 보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거에는 효과적인 첩보활동을 위해 비밀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면,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확인 요청에 대해 백악관은 물론 정보기관도 부인했다.
백악관은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을 근거가 없다"고 말했으며, 국가정보국(DNI)의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감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기로 한 것은 대통령과 정보기관 간의 균열이 확대되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통령에 대한 정보당국의 불신을 시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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