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김정남, 도쿄에 단골 숙소 있었다…10대부터 방일"
2001년 이전 자주 일본 찾아…日 정부 알고도 미행만
한국 고급술집서 중남미 한국 교포 행세…종업원에 평판 좋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과거 일본 도쿄에 단골 숙소가 있었을 정도로 빈번히 일본을 드나들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의도적으로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온 김정남을 입국시킨 뒤 미행했지만 2001년 공항에서 추방했고 이후 김정남이 다시 일본에 찾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16일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발각되며 화제가 됐던 2001년 5월 이전부터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남은 중남미 국가의 위조여권으로 자주 일본에 왔지만 당시 그가 북한의 유력한 후계자였던 까닭에 일본 공안 당국은 비밀리에 감시만 했고,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 역시 동향을 체크했다.
당시 한일 당국자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도쿄의 번화가인 신바시(新橋)역 주변 호텔을 단골 숙소로 삼았으며 호텔 주변에는 자주 다니던 어묵 음식점도 있었다.
밤에는 번화가인 아카사카(赤坂)의 한국 고급 클럽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이들 클럽은 '자리에 앉기만 해도 한 사람에 3만~5만엔(약 29만9천~49만8천원)'이라고 불리는 고급 술집이었다.
김정남은 중남미의 한국계 실업가 행세를 하면서 싹싹하게 돈을 넉넉히 써서 종업원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았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 위조여권을 사용하며 '팡·시옹(Pang·Xiong)'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만 해도 2차례 일본에 입국했다.
이밖에도 다른 중남미 국가 위조여권도 사용한 시기도 있었고, 첫 일본 방문 때인 10대 중반 시절 이후부터 빈번히 일본을 찾았다. 일본에 올 때마다 재일조선인의 남성이 운전사와 경호원 역할을 함께 했다.
일본 공안 당국은 김정남이 일본에 올 때마다 수십명의 감시원을 동원해 들키지 않게 미행했다. 호텔의 옆방을 빌려 접촉 상대와 장소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주로 쇼핑이나 식사 등 유흥에 시간을 보냈고 공작활동으로 보이는 움직임은 없었다.
김정남은 널리 알려진 대로 2001년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가 도쿄 인근 나리타(成田)공항에서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가족으로 보이는 여성 2명, 남자 아이와 함께 일본에 와 "김정일의 아들이다. 도쿄 디즈니랜드를 볼 예정이었다"고 시원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통신은 당시 한국 정부가 이전처럼 동향을 파악해줄 것을 염두에 두고 김정남이 싱가포르를 경유해 나리타공항으로 간다는 사실을 사전에 일본에 연락했지만, 일본측이 예상과 달리 그를 강제퇴거 처분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본측 출입국관리당국의 실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