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퇴임 관련해 최순실-안종범-이승철 '3자합의' 요청"

입력 2017-02-16 17:56
정동춘 "퇴임 관련해 최순실-안종범-이승철 '3자합의' 요청"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현혜란 채새롬 기자 = 정동춘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이 자신의 퇴임 여부에 관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3자'가 합의를 하도록 해달라고 안 전 수석에게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국회 측이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말씀드려 달라고 요청했던 것 아니냐'고 질의한 데 따른 답변에서 나왔다. 국회 측은 한 언론에 이렇게 보도됐다면서 질문했고, 정 전 이사장은 "그 내용은 잘못된 내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16일 탄핵심판 14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미르·K스포츠 통합재단을 만든다 할 때 전경련으로부터 사의 표명을 해달라고 요청이 오면서 안종범·최순실·이승철 간의 불협화음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두 재단을 해산하고 통합 재단을 만든다고 이 부회장이 간담회에서 발표했는데 저한테 사전에 알리지 않고 했기 때문에 대여섯 시간이 지나고 나서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정하라고 해놓은 상태에서 전경련은 저한테 사의 표명을 해달라고 한 것"이라며 "그런데 왜 사의 표명했느냐는 언짢은 느낌의 전화가 독일에서 최씨에게서 왔다. 제가 사업을 그만두고 이사장에 온 만큼 너무 빨리 내놓게 되면 미안하지 않느냐면서 직원과 이사장, 이사들이 통합 재단에서 일할 여지가 있는지 이승철 부회장에게 타진해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정 전 이사장은 "그 얘기를 듣고 '그렇게까지 해서 하겠나, 그래도 얘기는 해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해서 제가 이 부회장에게 얘기를 했고 결과적으로 안 된다는 회신을 받았고, 그 때 이용우 사회공헌팀 이사에게 얘기를 했다. 아무래도 이승철 부회장과 안종범, 최순실 3자가 얘기가 안 된 내용인 것 같아서…"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로 이어서 안 전 수석이 저한테 전화가 왔다"며 "20분 통화했다면서 녹취된 것인데 한 방송에서 보도한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 내용은 제가 (안 전 수석에게) '최씨가 이런 제안을 하는 데 안 수석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바로 '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각하에게 조정해달라고 말씀드리면 어떻겠냐'고 얘기했더니 '더더욱 금기사항'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인데 약간 전달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이 "안 전 수석에게 전화해 '각하께 말씀드려 상의해달라'고 요청한 것 아니냐, 대통령이 증인의 사퇴를 원하면 사퇴할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묻자 "제가 전화한 게 아니고 안 전 수석이저한테 전화를 했고, 그런 뜻이 아니라 최순실씨의 요구가 없도록 3자(최순실-안종범-이승철)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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