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얻었지만 어류·조류 사라진다"…새만금 물 막았더니

입력 2017-02-16 16:05
"땅 얻었지만 어류·조류 사라진다"…새만금 물 막았더니

어업생산량 70%, 조류 86% 급감…수질개선도 미흡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새만금사업으로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을 얻는 대신 어패류와 철새는 대거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새만금사업은 전북 군산∼김제∼부안 앞바다 33.9㎞를 잇는 세계 최장 방조제를 쌓아 땅 409㎢(1억2천만평)를 새로 만드는 공사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 수준이다.



19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1991년 11월 착공했으며 2006년 4월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세계 최장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공됐다.

총 3조원이 투입된 이 방조제는 세계 최장이던 네덜란드 주다치 방조제(32.5㎞)보다 1.4㎞ 더 길다.

기네스에도 공식 등재됐다. 밑넓이가 평균 290m(최대 535m), 높이가 36m(최대 54m)에 달하는 대형 둑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둑이 생기면서 새만금 수역과 간척지의 생태계도 크게 변했다.

전북녹색연합은 16일 전북도의회와 도내 사회단체가 주최한 '새만금 물막이 평가'토론회에서 새만금 공사가 시작된 이후 어류 종수와 개체 수 감소는 물론 수산자원의 급격한 감소로 막대한 어업 손실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 새만금사업 이전인 1990년 전북도의 어업생산량은 15만200여t에 달했으나 2015년에는 4만4천t으로 15년만에 70%가량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북과 조건이 비슷한 충남의 어업생산량은 1990년 6만3천여t에도 2015년 11만6천여t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어업생산량을 1990년대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새만금사업이 시작한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총

7조3천800억원가량(현재 가치)의 누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녹색연합은 추산했다.

또 방조제 물막이 이후 새만금 내측 어류 종수는 58%, 개체 수는 85%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측에서는 용존산소 부족 등으로 물고기 집단폐사가 연례적으로 진행되고 어류의 질병 보유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새를 비롯한 조류 개체 수도 현저하게 줄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내부 매립과 방수제 공사로 서식지가 사라지는 등 생태적 교란이 일어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으며 일부 조류는 먹이 부족으로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새만금에서 관찰된 조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2급 조류 40종을 포함해 2004∼2017년 1월까지 총 250종이 관찰됐다.

이 기간 최대 관찰 개체 수는 2004∼2005년 41만2천560개체였으나 2016∼2017년 1월에는 5만9천602개체로 대폭 줄어들었다.



2004∼2005년 시즌과 비교하면 86% 급감한 것이다.

수질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작년까지 총 3조원가량을 투입하고도 농업용수에 해당하는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수질은 각각 4, 5등급에 그쳤다.

물막이 전에는 1등급이었으나 해수 유통이 차단됨으로써 각종 오염원이 쌓이면서 수질이 악화한 것이다.

전북도의회는 "이 토론회는 새만금사업 시행 이전과 이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친환경 새만금'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개발정책 전환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토론회는 3월에 열린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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