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고 컬링부 "졸업해도 이 팀으로 평창올림픽!"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고등부 최강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 컬링의 '미래' 송현고등학교 여자컬링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꿈꾼다.
올해 3학년에 올라가는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2월에는 졸업을 한다. 졸업식 일정에 따라 올림픽 기간에 신분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 송현고 이름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뽑힌다면 지금의 구성원 그대로 평창올림픽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2017 세계 주니어 컬링선수권대회가 개막한 강릉컬링센터에서 만난 송현고 선수들은 "올해 평창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 출전할 예정인데, 내년에 우리는 졸업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선발된다면 이 팀 자체로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린은 "졸업 후 어느 팀으로 갈지 진로는 아직 모르지만, 송현고로 뽑힌 것이니 그렇게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고 컬링부는 스킵(주장) 김민지, 리드 김수진, 세컨드 양태이, 서드 김혜린, 후보 김명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김민지, 김수진, 양태이, 김혜린은 중학교(민락중) 때부터 컬링을 함께 한 동갑내기 친구다. 김명주는 한 살 언니다.
학기 중에는 수업을 다 듣고 방과 후 교실 시간에 컬링 훈련을 한다.
송현고는 올해 전국동계체전 컬링 여자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등부 최강팀이다.
일반 대회에서는 성인 선수로 구성된 실업팀과도 동등한 수준의 경기를 펼칠 정도다. 여자컬링 국가대표 상비군도 바로 이들이다.
이에 대해 김혜린은 "팀워크가 잘 맞아서 그런 것 같다"며 "우리는 중학교에서도 컬링을 같이 했고 매일 붙어 다녀서 제일 친하다. 친구로서도 가장 친한 친구니까 마음도 잘 통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또 "이승준 송현고 코치님께서 세세하게 알려주셔서 부족한 부분을 잘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컬링 선수 출신인 이 코치도 민락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들을 지도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 간의 팀워크는 물론 지도자와 선수들의 팀워크도 좋다"며 "선수들 인성도 좋아서 좋은 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 평창올림픽까지 도전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출전 중인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먼저다.
이들은 "이 대회를 잘 끝내야 평창올림픽도 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송현고는 이날 오전 예선 1차전에서 '컬링 종주국' 스코틀랜드에 6-7로 패했다.
9엔드까지 6-6으로 팽팽하게 맞서다가 마지막 10엔드에서 1점을 내주면서 아쉽게 첫 승리를 놓쳤다.
컬링이 유래한 지역으로 알려진 스코틀랜드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988년 이후 9차례 우승을 차지한 컬링 강국이다.
그러나 송현고 역시 세계랭킹 3위를 달리는 주니어 강팀이다. 2016년에는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선수들은 "이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 판단을 잘못해서 졌다"고 아쉬워했다.
이들은 "예선 8경기가 남았다. 다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송현고는 이날 오후 열리는 예선 2차전에서 터키와 맞붙는다. 터키는 1차전에서 미국을 8-7로 꺾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컬링을 많이 사랑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혜린은 "컬링은 한눈을 팔면 금방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경기를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