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북한계' 남성 등 5인조 진범추정…추적에 '전력'
체포된 김정남 살해 용의 여성 '장난인 줄 알고 가담' 주장
경찰 "나머지 5명이 北으로 의심되는 '국가'에 고용돼 공동 모의" 추정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은 용의자로 붙잡힌 베트남 국적 여성 외에 달아난 5명이 진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북한계 남성을 포함한 이들 5명을 추적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영문언론 더스타와 더선, 중문언론 동방일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 이틀 만인 15일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29세 여성은 자신은 단순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상 이름이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인 이 용의자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여성 친구 1명과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가던 중 동행하던 남성 4명으로부터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을 상대로 장난을 칠 것을 제안을 받았다.
이들 남성은 다른 여성에게 한 사람은 김정남의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른 사람은 김정남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릴 것을 지시했다. 자신은 '장난'의 대상이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인 줄 몰랐다는 게 이 여성의 주장이다.
이 여성은 남성 4명 중에 베트남 국적과 북한계가 있다고 진술했다고 동방일보는 보도했다.
경찰은 도주한 5명이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공동 모의해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더선에 따르면 공항 폐쇄회로(CCTV) TV에 잡힌 남성들은 20∼50대로, 이 중 1명은 다른 여성 용의자와 함께 근처에서 범행 장면을 지켜봤다.
나머지 남성 3명 가운데 2명은 야구모자를 썼으며, 공항 식당을 드나들다 이후 함께 모여 음료를 마시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더선은 전했다.
범행 이후 붙잡힌 여성을 포함한 여성 2명은 재빨리 택시를 타고 떠났으며, 나머지 4명의 남성도 각각 공항을 떠났다.
붙잡힌 여성은 이후 6명이 공항 인근 반다르 바루 살락 팅기 지역의 공항에 함께 머물렀으며, 나머지 5명이 자신을 내버려둔 채 돌아오지 않자 혼자 귀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달아난 5인이 아직 말레이시아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모든 국경에 검문 강화를 지시한 상태다.
현지 경찰은 AFP에 "추가 용의자를 찾고 있다"며 추가 용의자가 몇 명인지, 국적이 무엇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탄 스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수사국장은 말레이 언론에 "며칠 내에 다른 용의자들도 체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 경찰은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마치고 확보한 샘플을 정부 분석기관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 결과는 이르면 주말 발표될 예정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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