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국토안보 장관 23일 멕시코 방문…"건설적 관계 모색"
지난달 미-멕 정상통화 후속조치…협상 의제 수일내 발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멕시코를 방문한다고 국영 뉴스통신 노티멕스가 15일 전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 "두 미국 정부 고위인사가 상호 존중에 입각한 건설적이며 긴밀한 양국 관계를 구축하고자 실무적 방문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통해 대화를 개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멕시코 외교부는 미 관리들이 다양한 멕시코 정관계 관계자들과 접촉할 것이며 양국 간 협상 의제는 며칠 안에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나 이민 등의 분야에서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형성해왔던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멕시코 출신 이민자 추방,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국경세 부과 등과 같은 반 멕시코 정책을 내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대선 유세를 벌이면서 멕시코인을 강간범이나 범죄자로 비유하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의 비용으로 양국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취임하자마자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급기야 국경장벽 건설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난달 말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무산되기도 했다.
멕시코는 국경장벽 건설이 자주권에 대한 침해며 미국의 필요 때문에 건설되는 만큼 비용을 한 푼도 부담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멕시코 국민은 지난 12일 수도 멕시코시티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 멕시코 정책에 항의하기도 했다.
나프타 재협상은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니에토 행정부는 나프타 재협상 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옥수수 등 미 농축산 품의 수입을 중단하고 중남미 등 대체 시장으로 수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이나 중남미 등과의 교역관계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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