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北김정남 살해 여성…"아시아계 특징·자결설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아직 신원 등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건 발생 장소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담은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매체인 말레이 메일 온라인은 15일(현지시간) 여성 용의자 2명 가운데 1명의 CCTV 사진을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여성은 흰색 긴 팔 티셔츠에 짧은 치마를 입고 있다. 단발머리에 짙은 립스틱을 바른 여성은 아시아인과 같은 외모를 지녔다.
핸드백을 멘 여성은 그냥 봤을 땐 여행객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인 더스타(The Star)는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두 명이 모두 피부가 하얗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흰색 상의에 청치마를 입고 파란색 배낭을 멨다. 다른 여성은 청바지 위에 푸른색 상의 차림이었다.
더스타는 두 여성 모두 전반적으로 한국 여성들(Korean women)에게서 보이는 특색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김정남에게 사용한 독극물이 쉽게 구할 수 없는 치명적 독성을 지닌 물질로 판단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여성들이 북한 공작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의자들이 베트남 여성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동망(on.cc)은 말레이시아 매체를 인용해 용의자 여성 2명을 태운 택시 기사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성들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 사람이 아니었고 베트남 국적자였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현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CCTV 분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범인들이 베트남 여성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이 범행 이후 사망했다는 '자결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여성들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공작원들이 임무를 수행한 뒤 체포될 위기에서 기밀 보안을 위한 자결용 독극물을 품고 다닌다는 보도가 그동안 자주 있었다.
실제로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고의 범인인 김현희와 김승일은 바레인 당국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감시가 허술한 틈을 노려 음독 자살을 기도했다. 당시 김현희는 목숨을 건졌지만 김승일은 죽었다.
한편 김정남은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에서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을 준비하다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에게 독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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