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 없는 폴리텍, 기술인 1만3천명 산업현장으로
17일 전국 34개 캠퍼스·다솜고교 졸업식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18년간 웹디자이너로 일한 이학준(45) 씨는 고용 불안감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제2의 직업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기혼이고 고령의 부모님이 있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지난해 3월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 반도체표면처리과에 입학했다.
고등학생부터 30대까지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 6대 뿌리산업 중 하나인 표면처리 기술을 배우면서 처음엔 어려움도 컸지만, 차차 적응해 나갔다.
현장기술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빠듯한 수업 일정과 늦은 밤까지 계속된 학습동아리 활동으로 실력은 빠르게 늘었다. 그 결과 입학한 지 3개월 만에 전국도금기술경기대회에서 '표면처리기능장회 회장상'을 수상했다.
17일 졸업하는 이 씨는 현재 표면처리 분야 대한민국 명장 정광미 대표가 이끄는 대도도금에 입사해 도금액 분석과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17일 전국 34개 캠퍼스와 다솜고등학교의 졸업·수료식을 개최한다.
졸업·수료생은 총 1만3천185명이다. 학위과정 졸업생은 7천514명(산업학사 7천331명, 공학사 183명), 기능사 5천383명, 기능장 247명, 다솜고등학교 졸업생 41명 등이다.
이들은 이 씨처럼 고용 불안을 극복하고 제2의 직업을 찾은 학생, 계약직의 설움을 딛고 정규직으로 발돋움한 학생,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와 기술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학생 등 다양한 인생 경력을 지녔다.
산업현장에 필요한 실무형 기술교육으로 현장형 인재를 양성한 결과 2년제 산업학사 학위과정의 취업률은 매년 80%를 상회하고 있다. 취업 후 3개월간 취업유지율은 지난해 92%에 달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다솜고등학교 졸업식에서는 41명의 다문화 학생이 기술인으로서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딘다.
졸업생 전원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고, 이 중 58.5%(24명)는 2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공을 살려 취업한 학생은 15명, 기술을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폴리텍대로 진학한 학생은 11명이다.
다솜고등학교는 기술계 대안 고등학교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사회 적응력과 경제적 자립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2012년 개교했다.
이우영 폴리텍대 이사장은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폴리텍대와의 값진 인연을 맺은 졸업생들이 산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활약하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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