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여왕' 다카나시, 연습 때부터 100m '훨훨'
일본 취재진만 40여 명 몰려 '북새통'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스키점프 여왕' 다카나시 사라(21·일본)가 점프대를 도약해 착지할 때마다 평창 알펜시아 점프센터는 탄성이 쏟아졌다.
대다수는 다카나시를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기자의 목소리였다.
다카나시는 15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점프센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부 공식 연습에서 100m와 107m, 102.5m를 차례로 뛰었다.
세 차례 점프 모두 출전 선수 32명 가운데 이토 유키(일본)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연습이지만 60~70m만 뛴 선수가 적지 않은 가운데, 다카나시는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다카나시의 이번 평창 월드컵 출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현재 월드컵 52승을 기록 중인 다카나시는 15일과 16일 월드컵 가운데 1승만 더하면 남자부 그레거 쉴렌자우어(오스트리아)의 53회 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여기에 5위만 해도 이번 시즌 월드컵 우승까지 확정한다.
여자 스키점프에서 거의 모든 걸 이룬 다카나시지만, 올림픽만은 그에게 정상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다카나시는 여자 스키점프가 처음 생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4위에 그쳤다.
1년 뒤 동계올림픽이 열릴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는 다카나시가 벌써 머릿속에 '대관식'을 그릴 장소다.
다카나시를 둘러싼 일본 취재진의 높은 관심도 돋보였다.
여자 스키점프에서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는 다카나시는 일본에서는 이미 최고의 '겨울 스타'다.
CF 촬영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데, 이미 아사다 마오(27)의 인기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다카나시는 진한 화장까지 한 채 연습을 소화했다.
연습이 끝난 뒤 다카나시는 "날씨도 아주 좋고, 바람도 강하지 않았다. 감을 잡았다. (오후 실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말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스키점프 월드컵에만 일본 20여 개 언론사, 40여 명이 취재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2주 전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비교적 한산했던 알펜시아 미디어센터는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일본 기자들로 북적였다.
몇몇 일본 기자는 한국 기자를 상대로 '다카나시가 한국에서 얼마나 유명하냐' 등의 내용으로 취재하기도 했다.
다카나시에 쏟아진 관심은 일본 취재진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오후에는 일본 팬들까지 알펜시아 점프센터를 찾아 다카나시의 경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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