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날치기 논란'에 국회 파행…임시국회 초반부터 '삐걱'

입력 2017-02-15 11:31
수정 2017-02-15 14:00
환노위 '날치기 논란'에 국회 파행…임시국회 초반부터 '삐걱'

상임위 전체회의 반쪽 개의·취소 속출…소위는 전면 중단

與, 사과 요구하며 "전면 보이콧"…野 "울고 싶은데 뺨 맞은 듯"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빚어진 '날치기 논란'에 2월 임시국회가 삐걱대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자 백혈병 피해, MBC 노조 탄압, 이랜드파크 부당노동 관련 청문회를 여는 방안이 야당 단독으로 환노위를 통과하자 여당이 이에 반발하며 15일 상임위 일정을 전면 거부한 것이다.

이날 오전 예정된 전체회의는 법제사법, 정무, 기획재정, 안전행정,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산업통상자원, 보건복지 등 7곳이다. 외교통일, 환경노동, 국토교통 등 3개 상임위는 소위원회를 열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기재위와 안행위 전체회의는 열리지 못했고, 소위도 모두 파행했다. 전체회의가 불발된 기재위와 안행위는 각각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의원과 유재중 의원이 위원장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나머지 5개 상임위 전체회의에도 불참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야당의 독선과 독주를 막기 위해 모든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정족수를 가까스로 채워 열린 회의도 한국당 의원은 물론 바른정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법안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환노위는 소위를 열기는커녕 한국당 의원들이 위원장실에 손팻말을 들고 몰려가 시위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위원장이 청문회 개최안의 날치기 처리를 주도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 소속 환노위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19대 국회에서 우리 당(당시 새누리당)은 수적 우세를 확보하고도 이런 식으로 일방 처리한 적이 없었다"며 "홍영표 위원장의 비민주적 회의 운영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경우 민주당의 '일방통행'을 비판하면서도 '옛 동료'인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에 동조하지는 않았다. 바른정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권 위원장은 "상임위는 위원장과 4당 간사 간의 협의로 운영되고, 그 협의 정신은 (민주당이) 국회법 71조나 77조를 활용한 그 정신보다 우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청문회 개최 안건을 민주당이 의사일정에 일방적으로 추가한 것은 '제1당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박범계 법사위 간사는 "한국당의 모든 상임위 보이콧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꼴"이라며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이나 선거연령 18세 인하 등을 저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여야가 환노위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면서 민생·경제법안은 당리·당략과 무관하게 처리하자고 한 합의는 다시 휴짓조각이 됐다.

특히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임위에 계류됐거나 발의된 각 대선주자의 '공약 법안'들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할 경우 4당 체제에서의 '협치'는 한층 어두워질 전망이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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