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 비난하던 감비아 영연방 복귀…새 대통령 영국경비원 출신

입력 2017-02-15 10:04
식민 비난하던 감비아 영연방 복귀…새 대통령 영국경비원 출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2013년 영국 연방에서 탈퇴한 감비아가 4년 만에 다시 합류한다.

14일(현지시간) 감비아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아다마 바로우 신임 감비아 대통령과 만난 직후 언론에 감비아의 영연방 재가입 소식을 전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존슨 외무장관은 "감비아의 재가입을 환영한다"며 영연방 재가입 결정이 감비아의 안보, 보건, 교육 분야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영국을 포함해 캐나다, 호주 등이 가입한 영연방 회원국은 53개로 늘어났다.



감비아가 이처럼 4년 만에 다시 영연방에 복귀하기로 한 것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바로우 대통령의 영국 유학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사업가 출신인 바로우 대통령은 1998년~2002년 영국에서 공부하며 한 상품 판매장 경비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는 대선 캠페인에서 영연방 복귀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영국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이에 따라 이전 야흐야 자메 정권 때와 달리 감비아와 영국의 점진적 관계 개선이 예상된다.

1994년 쿠데타로 집권해 지난해까지 감비아를 통치한 장기 집권한 야흐야 자메 대통령이 과거 식민지주의가 연장된 체제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2013년 영연방 탈퇴를 선언하고, 영어 대신 토착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영국과 거리를 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점에서다.



이에 영국도 바로우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앞서 트위터에 바로우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거론하며 "이들이 모든 일을 방해하던 사람을 축출했으며 이제 나라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썼던 존슨 외무장관은 감비아 사법제도 개혁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열악한 인권 실태가 고발된 감비아 교도소 개혁을 위해 영국 특사가 파견돼 사법부와 법무장관에 조력자 역할을 한다.

한편 존슨 외무장관의 이번 감비아 방문으로 그가 2012년 한 신문 칼럼에서 흑인을 비하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 재조명됐다.

존슨 외무장관은 신문 칼럼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환영하러 나온 영연방 국민을 가리키며 "'깜둥이 애들'(picaninnies)이 깃발을 흔들었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또 토니 브레어 당시 영국 총리의 콩고 방문을 비꾸며 "백인 족장이 오니까 부족 전사들이 나와 수박 미소를 짓더라"라고 말했다. '수박' 역시 흑인을 비하하는 말이다.

존슨 외무장관의 막말은 그가 2008년 런던 시장에 출마했을 때와 지난해 영국 외무장관으로 지명됐을 때도 논란이 됐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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