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여성 2명 독침에 피살(종합2보)

입력 2017-02-14 22:38
수정 2017-02-15 02:28
北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여성 2명 독침에 피살(종합2보)

과거 "3대 세습 반대" 발언…김정은, 살해 지시했나

김정남 아들 김한솔·김정일 동생 김평일 신변에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현지시간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김정남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침을 맞고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말레이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남성이 쇼핑구역에서 쓰러졌다. 이 남성이 출입국대를 통과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김정남의 시신이 옮겨진 것으로 보이는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병원의 응급실 관계자가 "사망한 북한 남성은 1970년생(김정남은 1971년생으로 알려짐)이며, 성은 'Kim(김)'"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간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김정남의 내연녀가 말레이시아에 거주한다는 설이 있었다. 과거 김정남은 2014년 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식당에 모습을 드러냈고, 같은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레스토랑에서 30대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 5월 10일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1981년 스위스 베른 소재 국제학교에서 유학한 뒤 1980년대 중후반 제네바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1990년대까지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고 1998년 조선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보기술(IT)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해왔다.

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자신과 같은 백두혈통까지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2010년 10월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김정은)이 필요할 때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외교부는 김정남 피살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고,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남 관련 첩보는 있으나 확인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마카오 또는 중국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 군과 해외공관을 떠돌고 있는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의 신변 역시 위험에 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찰은 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국내 탈북인사 신변보호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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