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귀 박원순 "불합리한 의전 없애라"

입력 2017-02-15 06:15
서울시 복귀 박원순 "불합리한 의전 없애라"

시장도 스스로 차 문 열고 우산 들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황제 의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서울시로 복귀한 박원순 시장이 다시 한 번 탈권위를 강조했다.

서울시는 7일 박원순 시장이 '불합리한 의전 혁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워낙 소탈하고 탈권위적이어서 평소에도 과도한 의전은 않지만, 아직 남아있는 불합리한 의전 관행이 있다면 혁신하라고 요청해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혁신안은 행사 준비부터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 관행은 없애고 실용적이고 간소화한 의전을 펴도록 한다.

행사 전 과도한 주차단속, 대청소, 동선 파악 등으로 시민과 직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시상식에 수상자를 너무 일찍 오게 해 과도하게 리허설을 하는 것도 자제한다.

시장 등 주요 내빈이 행사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 시작을 늦추는 일이 없도록 하고, 행사 참석 시 너무 많은 수행원을 동행해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다.

행사장 좌석 배치도 시장 자리를 획일적으로 중앙에 두지는 않는다.

행사장 측면이나 가장자리, 일반석이라도 시민과 소통하는 데 좋은 곳에 자리를 마련한다.

전체적인 좌석 배치 시 내빈용, 시민용을 구분해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다.

야외행사 시 내빈 자리에만 그늘막을 치거나 우산을 씌워주는 행위 등은 일체 금지한다.

차량에서 내릴 때 문을 열어주거나 앉을 때 의자를 빼주는 의전도 금지한다.

원칙적으로 사설 경호원이나 행사 도우미를 두지 않되, 불가피하게 동행할 때도 강제로 길을 트거나 시민 접근을 차단하는 등 경직된 의전은 하지 않는다.

경호원·도우미 복장도 검은색 정장 일색에서 행사 성격에 맞는 옷으로 착용하게 해 위협감을 주지 않도록 한다.



축사나 환영사, 내빈 소개 때는 외빈 먼저 발언하고 인사하게 하고, 시장은 나중에 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시는 각 부서에 의전 혁신안을 전하고 행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과잉 의전이나 시민 불편이 없도록 점검토록 했다.

시 관계자는 "행사 주인은 시민이라는 박 시장 철학을 의전에도 구현하려 했다"며 "시민 눈높이에서 시민과 더 가깝게 자리하고 소통하는 행정을 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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