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방역체계 헛점 노출 지적도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확산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대만 연합보(聯合報)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동부 화롄(花蓮)에서 새끼오리 폐사체에서 H5N6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중남부 3개 지역의 가금류 농장에서도 같은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지난 12일 타이난(台南)의 한 칠면조 농장에서 칠면조 3천마리가 폐사했는데, 검사 결과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에는 윈린(雲林) 지역의 양계장과 자이(嘉義) 지역의 도살장에서도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은 긴급 방역조치에 나서 지금까지 대만내 농장 14곳에서 가금류 13만여마리를 살처분했다.
그러나 허술하고 뒤늦은 방역 조치로 AI 확산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실제 첫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화롄에 린취안(林全) 행정원장(총리)까지 나서 현지 방역을 마쳤다고 발표했으나, 첫 발생지에서 3㎞ 밖 농장에서 AI 감염 오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만 행정원은 뒤늦게 중앙재해대책센터를 설치하고 방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농업위원회도 최대한 빠른 검사와 함께 AI 바이러스 종류별 확산 경로 등을 공개하고 전국 가금류 농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기로 했다.
라이슈쑤이(賴秀穗) 대만대 수의학과 교수는 "동부 지역에서 첫 AI가 신고되기 이전에 이미 서부 지역에서도 AI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검역 당국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태도와 비양심적인 가금류 사육업자들이 사태를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대만 가오슝(高雄)에 사는 69세 남성이 중국 광둥(廣東) 출장을 다녀왔다가 H7N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AI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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