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음원 라이선스 추진…업계 "유튜브 대항마" 반색

입력 2017-02-14 16:40
페이스북, 음원 라이선스 추진…업계 "유튜브 대항마" 반색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페이스북이 전문적인 음원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업계를 노크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의 유명 레이블과 음원 제작사들, 업계 단체들과 활발하게 접촉하면서 폭넓은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말 그래미상 시상식의 식전 행사에 페이스북 고위 관계자들이 나타나 유명 레이블은 물론 애플과 판도라,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에서 온 참석자들과 자리를 함께한 것이 그 실례다.

페이스북이 음원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이 올리는 동영상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동영상에 다양한 노래와 음악이 포함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스냅챗 같은 소셜 네트워크 업체와 경쟁하고 있지만 구글을 최대의 라이벌로 보고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유튜브 서비스에서 뮤직 비디오는 인기있는 콘텐츠의 하나다.

미국의 업계 단체인 전국음악발행사협회(NMPA)의 회장은 페이스북의 이같은 움직임에 "우리는 그들이 사이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라이선스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다면 업계에는 상당한 유형, 무형의 효과가 기대된다.

근 2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갈수록 광고 수익도 늘어나는 페이스북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큰 매력으로 꼽힌다.

매출 확대 외에도 이를 유튜브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측면이다.

유튜브가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을 스타덤에 올려놓았고 지난해 업계에 10억 달러의 광고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저작권 보호에 미온적인 것은 업계의 오랜 불만이었다.

향후 업계가 스냅챗과 같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업체들과 음원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데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반면에 스포티파이, 애플과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받는 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공짜 음원을 얻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은 업계에 짐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만드는 동영상들의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아 협상이 이뤄지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아티스트들에게 아무런 로열티도 물지 않는 음원을 마구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페이스북은 업계에 저작권 보호와 함께 광고 수익을 나눌 것을 다짐하고 있지만 유튜브의 '콘텐트 ID' 같은 저작권 감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유튜브가 사용하는 콘텐트 ID는 위협이 되는 파일이나 악성 코드, URL 등을 식별해 자동 필터링을 하는 시스템으로, 저작권 소유자들이 그들의 콘텐츠를 추적해 이를 온라인상에 그대로 놔둘지, 또는 삭제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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