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였던 플린 美안보보좌관 낙마에 정부 '낙심'

입력 2017-02-14 16:32
수정 2017-02-14 16:43
공들였던 플린 美안보보좌관 낙마에 정부 '낙심'

김관진·조태용·임성남 등 잇달아 만났던 인물

공식적으로는 "한미 공조에 전혀 지장 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야전 사령관'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낙마한 소식은 우리 정부에 안타까운 뉴스였다.

정부가 상당한 '공'을 들인 인사였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국방 당국은 작년 11월 미 대선 이후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쪽과 소통할 파이프로 군 장성 출신인 플린을 찍었고, 트럼프 정부 출범 전부터 다각도로 접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 채 열흘이 지나기 전인 작년 11월 18일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만난 것을 시작으로 작년 12월 20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지난 1월 4일 안호영 주미대사, 1월 9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잇달아 플린과 회동했다.

강경한 대북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플린 전 보좌관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입장을 여러차례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 22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통화때 "미국 신(新)행정부 하에서 한미동맹 관계가 강력하고 긍정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작년 12월 임성남 외교차관과 만났을 때는 "한미동맹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굳건하다"고 말했다.

이런 말들은 단순한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플린을 상대로 꾸준히 입장을 전달한 정부의 노력과 부친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플린의 가족사 등이 우러난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었다.

정부는 일단 한미 공조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한미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이 수차 있었다"며 "저희로서는 제반 현안문제에 있어서 한미 공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자에게서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이달 초 방한을 시작으로 미국 행정부와 공식적인 소통로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지난 3개월여 가장 높은 빈도로 접촉해 신뢰를 쌓았던 인사가 낙마한 데 따른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아쉽긴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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