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사령탑' 플린 25일만에 사퇴…트럼프 안보라인 흔들(종합)
트럼프 행정부 첫 불명예 퇴진…직무대행에 켈로그 NSC사무총장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이준서 기자 =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내통 의혹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25일 만에 결국 낙마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출범 한 달도 되지 않아 백악관 안보사령탑이 사임하면서 안보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미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플린 보좌관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플린은 지난달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에서 낙마한 첫 번째 인사이자, 역대 백악관 선임 보좌관 중 초단명 보좌관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플린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안보 고문이었고 트럼프 당선인 시절에도 정권 인수위원회 인사였던 그가 러시아 대사와 나눈 대화는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그가 이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거짓 해명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펜스 부통령이 언론에 나서서 거짓을 말하게 했다는 사실이 미국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트럼프 대통령 역시 플린의 거취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며 고심 중임을 시사했으며, 미국 언론들은 후임 NSC 보좌관의 이름까지 거론해왔다.
결국 백악관 안팎의 사퇴 압력이 거세지자 플린이 별도의 사퇴입장문을 통해 자진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플린은 사퇴입장문에서 "NSC 국가안보보좌관 임무를 앞두고 외국 장관, 대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며 "이는 원활하게 정권을 이양하고 대통령과 해외 지도자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플린은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러시아 대사와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불완전한 정보'를 펜스 부통령에 보고했고 이에 대해 진중히 사과했다"고 말했다.
안보라인의 한 축을 맡았던 플린의 '중도하차'로 트럼프 행정부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플린은 지난해 대선 초기부터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 및 국가 안보 정책에 참여해 왔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키스 켈로그 미 NSC 사무총장이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켈로그는 학군단(ROTC)을 거쳐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미 육군 소위로 임관해 곧장 참전했으며 이후 그레나바 침공, 이라크전 등에 참가한 베테랑이다. 중장 퇴역 이후 오라클에서 고문으로 일하다 작년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에 발탁됐다.
플린의 후임으로는 켈로그 대행을 비롯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하워드 예비역 해군중장 등이 거론된다.
이중에서 정보기관과의 관계 개선 등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거론되는 퍼트레이어스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CIA 국장과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트럼프 당선인 시절 국무장관 후보 대열에도 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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