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다시 달고 버스투어 나선 與…대선정국앞 '기지개'
오늘부터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 민생 버스투어 개시
지역별 투어 후 청년·어머니 등 그룹별 만남으로 정책·법안 개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슬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집권여당이 대선정국 개막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고 "보수정권 창출"을 선언한 데 이어 14일부터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라는 제목의 민생 버스투어에 나서 유권자들에게 새 출발을 알린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버스투어 출정식을 열고 경기도 수원으로 이동, 전국순회를 시작한다.
이날 경기도와 충청남도, 17일 부산, 19일 대구 27일 강원도를 각각 방문하며 호남 지역 일정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투어는 당명 개정 후 당 전체가 혁신과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체제로 전환해 변화하는 당의 진정성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도부는 지역별로 당원과 주민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어 바뀐 당명과 혁신 방향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현장의 여론을 경청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정치권이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재편되는 상황이어서 한국당도 대선 체제로의 본격 전환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염동열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레이스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며 "새로 거듭나는 만큼 책임과 반성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레이스"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권역별 버스투어를 마치는 대로 '청년속으로', '어머니와 함께' 등 계층 또는 직업에 따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그룹별로 지속적으로 만나 현장의 목소리와 괴리되지 않는 정책과 법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에게서 반납받은 국회의원 배지를 이날 돌려줌으로써 자숙 모드에서 벗어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적극 행보에 돌입할 것임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취임 직후 "박 대통령이 탄핵 위기인데 무슨 염치로 배지를 다느냐"며 소속 의원들의 배지를 걷어 당 금고에 보관해왔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의원들이 배지를 반납했고, 소속 의원 대부분이 배지를 떼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전날 당명과 당헌·당규 개정으로 새 출발을 선언한 만큼 이제부터는 '책임있는 정치를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배지를 의원들에게 돌려줬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배지를 떼고 다니는 의원들을 보면서 늘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며 탈당파들이 만든 바른정당을 가리켜 "과거의 여당이 잘못한 것, 그들이 소위 말하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있다. 이 사람들은 버젓하게 배지를 달고 우리 당 초선의원들은 모든 책임을 덮어썼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당은 여의도 당사에 새 당명과 로고를 담은 가로 9.5m, 세로 12.5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걸어 대외적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당이 이 같은 기조 전환은 보수 진영이 최근 박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몰리고 있고, 탄핵 기각 여론이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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