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시리아군, 알레포서 조직적 화학무기 공격"

입력 2017-02-14 10:47
인권단체 "시리아군, 알레포서 조직적 화학무기 공격"

HRW 보고서 "어린이 4명 포함 9명 사망, 200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말 반군 거점 알레포를 탈환하기 위한 막바지 공세 기간에 금지 화학무기인 염소가스를 최소 8차례에 걸쳐 조직적으로 살포, 어린이 4명을 포함해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3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UPI 통신 등에 따르면 HRW는 현지 응급 의료진과 목격자 증언, 사진과 비디오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시리아군이 지난해 11월 17일부터 12월 13일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헬리콥터를 동원, 염소가스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시리아군의 염소가스 공격으로 어린이 4명 등 최소 9명의 민간인들이 숨지고 200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20일 사쿠르 마을에 대한 시리아군의 한차례의 염소가스 폭탄 공격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일가족 6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희생자들의 시신을 찍은 영상이 언론 매체에도 공개됐다.

HRW 보고서는 놀이터와 병원, 주택가 도로, 가옥 등에 대한 염소가스 공격으로 수십명이 호흡 곤란을 겪고, 토하거나 의식을 잃었다고 상세하게 밝혔다.

공격에는 최대 3대의 헬기가 동원됐으며 정부군이 진격하려는 목표 지역이 공격 대상이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시리아군의 알레포 탈환을 지원한 러시아군이 염소가스 공격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시리아의 군사 동맹인 러시아도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HRW의 올레 솔방 조사관은 "공격 양상으로 볼때 일부 독단적인 무리의 공격이라기 보다는 알레포를 탈환하기 위한 전체 군사전략에 따라 공조된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용으로 흔히 쓰이는 염소는 사용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살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NYT는 보고서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전쟁에서 사용 금지된 불법 무기의 가장 악랄한 사용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서 염소가스 폭탄과 기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조사해온 유엔 산하 위원회는 시리아군이 2014~2015년 최소 3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지난해 내렸으며, 이달 중 최신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3년 전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국제조약에 가입했으며, 정부군이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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