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美상무장관 내정자, 11개 국외기업 지분 계속 보유하기로"

입력 2017-02-14 05:12
"로스 美상무장관 내정자, 11개 국외기업 지분 계속 보유하기로"

中국부펀드와 공동투자한 해운회사도…이해충돌 논란 또 제기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내정자가 월가(街) 의 '기업사냥꾼'으로 활동하면서 11개 국외 기업에 보유해온 수백만 달러의 지분을 앞으로 장관직에 있으면서도 그대로 갖고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내정자는 그동안 의회 청문회를 통과해 상무장관이 되면 이 지분의 80% 이상을 팔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상무장관으로서 그가 수행할 미국의 통상정책의 영향을 받아 오를 수도, 반대로 떨어질 수도 있어서 공직을 이용한 사익추구, 이른바 이해충돌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로스 내정자가 생각을 바꿔 11개 국외 기업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케이맨 군도에 등록된 회사들로, 해운과 부동산 파이낸싱에 투자하는 곳이다.

월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는 로스 내정자는 그동안 해운과 부동산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는데, 그 결과물이 이 11개 기업이다.



그의 보유 지분은 870만 달러(100억1천만 원)에서 4천150만 달러(477억4천500만 원) 사이의 규모로 알려졌다.

로스 내정자는 지난달 상무부에 제출한 문서에서 11개 회사 가운데 6곳은 더는 추가로 자산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며, 다른 3곳은 자신이 펀드매니저의 결정을 먼저 알 거나 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소극적 투자자'의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로 계획을 바꾼 동기는 설명되지 않고 있다.

로스 내정자가 공동투자로 지분을 확보한 곳 가운데 '다이아몬드 S 쉬핑'이라는 기업이 있다. 로스는 2011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사모펀드 퍼스트레저브 등과 이 회사에 공동투자해 유조선 30대를 구매했다.

중국은 당시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장관이 된다면 로스 내정자는 한편으로는 개인 투자자로서 중국과 '같은 배'를 탔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무역사령탑으로 중국 정부를 상대로 통상정책을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는 것이다.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민주ㆍ워싱턴)은 WSJ에 "그가 유조선 회사에 보유한 지분과 그의 새로운 업무 사이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이해충돌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