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펑펑' 걸프에 테슬라 전기차 진출…UAE서 온라인 주문(종합)
두바이에 걸프본부 설립…'ℓ당 433원' 저렴한 휘발유가격이 가장 큰 장애물
(샌프란시스코·테헤란=연합뉴스) 김현재 강훈상 특파원 =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가 석유 부국이 몰린 걸프 지역에 진출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서밋에서 걸프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 본부와 서비스센터를 7월 두바이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UAE 아부다비에도 내년 안으로 판매장과 서비스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테슬라는 UAE에서 세단형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형 모델-X의 주문을 온라인으로 받아 올해 여름 소비자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가격은 모델-S가 27만5천 디르함(약 8천532만원), 모델-X가 34만4천 디르함(1억673만원)부터 시작한다.
두바이의 걸프 지역 본부의 전략은 석유 부국인 이 지역 부유층을 겨냥해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내년까지 걸프 지역 어느 곳이나 전기차로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30년까지 개인 운송수단의 25%를 전기차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 중인 두바이 정부도 테슬라의 진출을 반겼다. 현재 UAE엔 전기차 충전소 2곳이 이미 세워졌고 올해 말까지 5곳이 더 생긴다.
테슬라도 UAE의 호텔, 쇼핑몰 26곳에 소형 충전시설을 마련한 데 이어 내년까지 50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산유국인 걸프 지역의 싼 휘발유 가격은 전기차 진출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걸프 지역 6개 산유국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38센트(약 433원)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현재 걸프 지역에서 세단형 차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려면 25∼30달러 정도 든다"며 "같은 주행거리라면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는 10달러밖에 안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부품이 간단해 유지비용도 적게 든다"며 "전체적으로 전기차가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걸프 지역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쓰는 화력발전소가 많아 전기요금이 미국과 유럽보다 싼 편이다.
마침 걸프 지역 정부가 저유가로 재정난이 심해지자 2015년부터 속속 연료 보조금을 폐지해 휘발유 가격이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럭셔리 카와 고급 SUV의 큰 시장인 중동시장 진출은 테슬라에 기회가 될 것"이라며 "두바이와 석유부호 강국의 부호들은 매년 값비싸고 팬시한 자동차를 사들이는데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테슬라의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문제다.
작년에 테슬라는 매출이 27% 성장했지만, 당초 8만 대 차량 인도 목표에는 미달했다. 주로 반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된 오토파일럿 하드웨어의 문제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머스크 CEO는 그러나 내년에는 50만 대, 2020년에는 1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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