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 "공공장소서 밸런타인데이 축하하지 마"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 법원이 공공장소에서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관련 행사나 판촉활동을 일체 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13일 파키스탄 영자 일간지 돈(DAWN) 인터넷판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이날 "밸런타인데이는 이슬람 가르침에 어긋나기에 관련 행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한 시민의 청원을 받아들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또 언론매체들이 밸런타인데이 관련 행사 홍보를 즉시 중단하고 전자·언론 규제국은 관련 매체를 모니터링 하도록 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이고 국민 97%가 이슬람교도인 파키스탄에서도 최근 대도시 음식점과 빵집 등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대규모 판촉행사를 열어 왔다.
하지만 이에 맞서 대학가에서는 '밸런타인데이 거부 운동'이 열리고 밸런타인데이를 '하야(겸손·정숙함) 데이'나 '히잡 데이'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밸런타인데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해에는 맘눈 후사인 파키스탄 대통령이 밸런타인데이는 서구의 것이지 이슬람 전통이 아니라며 국민에게 관련 행사 참여를 삼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대해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이 매체는 2시간 동안 누리꾼 2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즉석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법원의 결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5.62%, 반대한다는 의견이 54.3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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