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독도왜곡 '학습지도요령' 왜?…법구속력으로 전학교 적용목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14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학습지도요령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되는 최저한의 학습 내용을 정해 놓은 기준이다.
교과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의무 사항으로 작용하는데다 교육 현장에서 수업을 하는데에도 꼭 따라야 하는 만큼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통상 10년 단위로 개정되는데, 지난 2008년 3월 개정된 것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그리고 학습지도요령의 해설서 등을 통해 '다케시마=일본땅'이라는 인식을 학생들의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힘써왔지만, 강제성이 있는 규칙을 적용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의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내용을 명기한 바 있지만, 해설서의 경우 교과서 검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는 했어도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다만 해설서와 관련해서는 교과서 검정규칙에 "교과서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어 사실상 대부분 출판사가 이를 거스르기 어렵다.
학습지도요령에 관련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현재 초중학교 사회 전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학습지도요령은 학교교육법 시행규칙의 규정을 근거로 정하는 것인 만큼 법적인 구속력을 가져 모든 교과서와 학교에 강제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모든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겨야 하며 국립, 공립, 사립 상관없이 모든 학교가 이 같은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그나마 해설서의 경우 법적인 강제성이 없으니 일선 학교나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가 독도 영유권 내용을 빼거나 다르게 실으려 할 경우 해설서의 권한에 대해 다퉈볼 수 있었지만, 학습지도요령 자체가 바뀐 만큼 따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번 내용이 바뀐 학습지도 요령이 다시 수정이 되려고 한다면 다시 10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돌이키기도 쉽지 않다.
학습지도요령은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뒤 3~4월께 고시되며 2020년(초등학교), 2021년(중학교)에 교육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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