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그래미상 휩쓸다…올해의노래·앨범·레코드 등 5관왕(종합2보)
비욘세 2관왕에 그쳐…데이비드 보위, 유작으로 5관왕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올해 그래미의 여왕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이었다.
아델은 12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 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주요부문 3개 상을 휩쓸었다.
아델은 2015년 말 발표한 메가 히트곡 '헬로'(Hello)로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헬로'가 수록된 '25' 앨범으로 '올해의 앨범'을 차지했다. 또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상과 베스트 팝 보컬 앨범'상을 더해 총 5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 2012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앨범 '21'과 수록곡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으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6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후보에 올랐던 부문에서 모두 수상해 5관왕을 차지하며 그래미의 여왕으로 다시 등극했다. 또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연속 발매된 정규 앨범으로 주요 3개 부문을 휩쓴 최초의 아티스트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델과 함께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부문에서 경쟁한 비욘세는 모두 4개 부문 트로피를 모두 아델에게 양보했다.
비욘세는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 총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최다부문 후보자가 됐지만, '베스트 어번 컨템퍼러리 앨범'과 '베스트 뮤직비디오'상 등 2개부문만 수상했다. 아델은 "투표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저를 지켜주는 가족과 남편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아델은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뒤 "이 상을 받을 수는 없다. 내게 비욘세의 '레모네이드'(Lemonade)는 기념비적 앨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욘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고 그는 제게 큰 원동력이 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비욘세의 '레모네이드' 앨범은 아름답고 강인하고 멋지고 훌륭한 앨범"이라며 "많은 분이 그 진가를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델의 수상소감에 비욘세는 눈시울을 붉혔으며 수상소감을 마친 아델은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반으로 쪼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모든 신인 가수가 꿈꾸는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상은 챈스 더 래퍼에게 돌아갔다.
트로피를 받은 챈스 더 래퍼는 가족과 지인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독립이라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자유를 향해 함께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챈스 더 래퍼는 '베스트 랩 포퍼먼스상', '베스트 랩 앨범상'까지 더해 3관왕을 차지했다.
록 듀오 트웬티 원 파일럿츠는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속옷 차림의 파격적인 수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스트레스드 아웃'(Stressed Out)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트웬티 원 파일럿츠는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바지를 벗고 무대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은 수상소감에서 "어릴 적 동네에서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을 때, 친구와 함께 속옷 차림으로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을 본 적 있다"며 "그때 '나중에 그래미 어워드에서 상을 받으면 이 복장으로 시상식을 가보자'고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8일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보위는 유작 앨범의 '블랙스타'(Blackstar)로 '베스트 록 송'의 영예를 안았다. 또 '베스트 록 퍼포먼스', '베스트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 논-클래시컬' 등 4개 부문을 차지해 총 5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영국 출신 배우 겸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세계 최고의 팝스타가 펼치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델이 압도적인 보컬의 '헬로'로 시상식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데 이어 위켄드와 다프트 펑크 그리고 에드 시런이 무대에 올라 시상식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 비욘세는 임신한 모습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헤비메탈의 전설' 메탈리카와 함께 콜래버레이션(협업) 무대를 선보였다. 한동안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음향사고가 있었지만 레이디 가가는 메탈리카의 '하드와이어드…투 셀프-디스트럭트'(HARDWIRED…TO SELF-DESTRUCT) 앨범의 수록곡 '모스 인투 플레임'(Moth Into Flame)을 폭발적 가창력으로 소화했다.
전설의 팝스타들을 추모하는 무대도 있었다.
아델은 지난해 12월 25일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패스트 러브'(Fast Love)를 불렀다. 하지만 노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래를 멈추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노래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냥 계속하는 것은 조지 마이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관객은 박수로 아델을 격려했다. 노래를 마친 아델은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관객은 아델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위로했다.
'디스코의 전설' 비지스에 대한 헌정 공연도 펼쳐졌다. 토리 켈리와 리틀 빅 타운, 안드라 데이 등은 함께 무대에 올라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How Deep Is Your Love), '나이트 피버'(Nihgt Fever) 등 비지스 히트곡을 메들리로 들려줬다. 또 부르노 마스는 '팝의 황제' 프린스에 대한 헌정 공연을 선보였다.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팝, 록, R&B, 힙합, 재즈 등 대중음악 전 장르를 망라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장르 구분 없이 선정하는 주요상 4개를 비롯해 총 84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한국 가수 비와 타블로는 이번 그래미 시상식장을 찾아 관람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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