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주말극, 이야기는 질질 늘어지는데 시청률은 오르네
'불어라 미풍아' 22.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36% 기록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방송 3사 주말극이 엿가락처럼 질질 늘어진 이야기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은 계속 상승세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12일 방송된 3사 주말극은 모두 시청률에서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막장'의 길로 뻔뻔하게 질주하는 MBC TV '불어라 미풍아'는 12일 22.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연일 상승세다.
양복 장인 이만술(신구 분)의 명예 은퇴식은 감동적이었으나, 다른 이야기는 축축 처지고 있는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36%를 기록했다. 대전 지역에서는 40.6%까지 치솟았다.
11일 2회가 연속 방송된 SBS TV '우리 갑순이'도 2주 연속 자체 최고인 17%를 기록했다. 이 드라마 역시 재순(유선)을 둘러싼 애정의 삼각관계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엎치락뒤치락이다.
이처럼 이야기가 늘어지고 있음에도 세 드라마 모두 시청률이 높은 이유는 자극적인 에피소드로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하품이 나오고 짜증이 솟아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해당 에피소드의 결말을 보고 싶은 마음에 채널이 고정되는 것이다.
미풍(임지연)의 가족 찾기에 온갖 말도 안 되는 장애물을 설치해놓았던 '불어라 미풍아'는 12일 마지막 장면에서 김덕천(변희봉)이 드디어 자신의 친손녀가 바로 미풍이임을 알게 되는 것을 보여줬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최근 들어 회상장면을 불필요하게 자주 배치해 상당 시간을 때우고 있는 데다, 급기야는 12일 마지막에 난데없이 태평(최원영)의 첫사랑을 등장시켜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우리 갑순이'는 결혼과 이혼이 장난도 아닌데, 그것을 반복처럼 해온 재순이 또다시 결혼식을 앞두고 갈등에 직면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 드라마 모두 이렇다 할 새로운 이야기 없이, 자극적인 에피소드 하나로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케이블채널인 OCN의 주말극 '보이스'는 독보적인 이야기로 지상파 3사 주말극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보이스'는 12일 평균 시청률 5.2%, 순간 최고 시청률 6%를 기록했다. 시청층이 한정된 액션 스릴러 드라마지만, 탄탄한 대본과 연기자들의 호연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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