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원 차이로 PGA 투어 카드 놓친 오펜하임 '인생은 새옹지마'
스폰서 초청으로 나온 AT&T 대회 8위로 다음 주 대회도 출전 자격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로브 오펜하임(37·미국)은 웬만한 골프팬들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2002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2016년에 딱 1년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했고 그나마도 10위 안에 한 차례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인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펜하임의 골프 인생도 그래서 항상 위기의 연속이었다.
지난 시즌 PGA 투어 21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46만 2천427 달러(약 5억3천만원)를 번 오펜하임은 페덱스컵 순위 158위로 이번 시즌 투어 시드를 확보하지 못했다.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플레이오프로 밀려난 오펜하임은 파이널 시리즈 4개 대회를 치러 상금 순위 25위 안에 들면 다시 올해 PGA에서 뛸 수 있었다.
3개 대회를 마쳤을 때까지 오펜하임은 상금 순위 26위에 올라 있었다. 25위 선수와 차이는 불과 392 달러(약 45만원)였다.
그러나 허리케인 매슈가 들이닥치면서 마지막 대회가 취소됐고 오펜하임은 결국 마지막 기회도 얻지 못한 채 45만원 차이로 올해 2부 투어로 밀려났다.
오펜하임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대표가 지난해 12월 PGA 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대회에 초청장을 보냈다.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게 된 오펜하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9언더파 278타로 노승열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직전 대회 톱10 선수 자격으로 다음 주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을 확보한 것이다.
오펜하임은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다음 주 대회까지 나가게 돼 매우 기쁘다"며 "사실 우리 가족이 내가 골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걱정이 큰데 내가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에서 약 3m 파 퍼트를 넣으면서 10위권 내 자리를 힘겹게 지켜냈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오펜하임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아마추어는 공교롭게도 올해 슈퍼볼 우승팀 뉴잉글랜드의 빌 벨리칙 감독이었다.
뉴잉글랜드는 올해 슈퍼볼에서 애틀랜타에 3-28로 뒤지다가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오펜하임은 "뉴잉글랜드가 이겨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벨리칙 감독에게 환호를 보내줬고 그것이 우리 그룹에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한 것 같다"며 "뉴잉글랜드가 3-28도 뒤집었는데 세상에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사실 오펜하임은 45만원 차이로 투어 카드를 놓친 불운한 선수였던 것만은 아니다.
1년 전인 2015년 말에는 반대로 101달러(11만 6천원) 차이로 웹닷컴 투어 플레이오프 25위에 턱걸이해 2016년 생애 처음으로 PGA 투어에서 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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