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재단 기부내역 보니…14년간 400개 기관에 125억원
트럼프 호주머니에선 32억원뿐…2009년부턴 그것도 없어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설립한 자선단체인 트럼프재단이 14년 동안 400개 이상의 기관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의료와 교육, 정치,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단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포브스가 국세청(IRS)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재단은 2001∼2014년에 1천90만 달러(약 125억 원)를 기부했다.
트럼프재단에서 기부금을 받은 400여 개 기관 중 폴리스 애슬레틱 리그(Police Athletic League)가 유일하게 매년 기부금을 받았으며, 기부금액도 가장 많았다.
14년 동안 이 단체가 트럼프재단에서 받은 금액은 83만2천500달러로 트럼프재단 기부금 총액의 8%에 이르렀다.
이 단체는 뉴욕경찰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여름캠프와 유치원, 방과후 수업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트럼프는 이 단체의 이사로 등록돼 있다.
기부금 총액의 36%는 건강의료와 관련된 단체에 기부됐다. 보스턴 소재 암 치료 및 연구센터인 다나-파버 암연구소, 개발도상국의 입천장 갈림증 어린이를 무료 치료해 주는 오프레이션스 스마일, 뉴욕 장로교병원 등이 트럼프재단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트럼프재단의 기부금 대부분은 일반적인 자선사업을 위해 쓰였지만, 일부는 독특한 기관에 사용됐다.
트럼프 사업을 조사하겠다는 플로리다 주 법무장관을 지지하는 정치단체, 트럼프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는데도 100만 달러 상금을 주지 않는다고 소송을 제기한 자선사업가 등이 대표적이다.
또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애니카 소렌스탐(이상 골프), 조 토레,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이상 야구), 매직 존슨(농구), 크리스 에버트(테니스), 랜스 암스트롱(사이클) 등 유명한 스포츠 스타와 관련한 단체에도 기부금을 줬다.
전임 대통령이 관련된 2개 단체에도 기부했다.
작년 대통령선거에서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이 운영한 재단에 2009과 2010년에 총 11만 달러를 냈다.
이에 앞서 2005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자선단체에 2만5천 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의 공격대상인 뉴욕타임스의 비영리단체에도 2002년에 1만 달러를 냈으며,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에도 2005년에 1만 달러를 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맞섰던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에도 2013년에 소액(325달러)을 줬다.
트럼프재단의 기부금 중 트럼프의 호주머니에서는 2001∼2008년까지 280만 달러(약 32억 원)만 나왔다. 트럼프의 재산을 기준으로 하면 0.08%에 불과하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그나마도 2009년 이후에는 한 푼도 트럼프 개인에게서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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