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농아인 투자사기조직 '행복팀' 피해 신고 당부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찰이 농아인 투자사기조직 '행복팀'의 농아인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추가 신고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9∼10일 행복팀 사기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지만 현재까지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추가 피해자는 없다고 12일 밝혔다.
사건 브리핑이 있던 9일 경찰서를 찾은 피해 농아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행복팀에 투자했다며 피해액이 300억∼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경찰이 금융 계좌를 통해 확인한 피해자만 500여명에 피해액이 280억원 정도여서 추가 피해자들이 더 많을 거라는 게 경찰과 기존 피해자들 판단이다.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하는 농아인 여성 한 명은 "피해를 본 농아인들에게 신고를 직접 권유하기도 했지만 행복팀에 세뇌된데다 보복을 우려하는 나머지 끝내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행복팀은 사기 행각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총책을 신격화하는 등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투자를 거부하거나 조직을 탈퇴하려고 하면 행복팀 조직원들이 무리 지어 집이나 직장으로 몰려가 협박하거나 회유하는 일도 있었다.
행복팀은 현재 "총책 등이 구속됐지만 풀려나기만 하면 약속한 대로 돈을 돌려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농아인들이 행복팀 구속 여부 등에 상관없이 결국에는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등 이유에서 신고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측은 "피해자들이 수년간 행복팀에게 세뇌를 당해 현재도 '경찰과 기자들이 짜고 거짓 기사를 내고 있다', '구속된 사람들이 곧 나오면 투자금을 두, 세 배 더 준다'는 등의 회유에 속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복팀이 주장하는 투자 사업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계속 행복팀의 말만 믿고 있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경찰에 적극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2010년부터 6년간 농아인 500여명으로부터 고수익을 미끼로 280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같은 농아인으로 구성된 행복팀 총책 김모(44)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8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행복팀은 아파트나 공장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과 함께 장애인 복지관 이용 등 각종 복지 혜택을 보장한다며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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