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은 언제 쏠까…3월 한미훈련 직전 도발 가능성
"北, 트럼프와 정면대결 부담…당분간 자제"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이 12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서 언제 ICBM 도발을 감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발사한 미사일이 500여㎞를 비행한 점을 미뤄볼 때 ICBM은 아니라고 보면서 노동급의 새로운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올해 육성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고 밝힌 이후 북한이 언제 ICBM을 발사할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8일 "ICBM은 우리의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실제로 북한이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기를 제작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원도 원산 갈마공항 인근에서 ICBM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우리 군이 이를 탐지·추적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 1척을 추가 투입하는 등 한미 정보 당국은 정보 자산을 총가동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ICBM은 돌연 종적을 감추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미국 조야에서 대북 선제 타격론이 공론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ICBM 도발 카드를 잠시 거둬들이면서 주변국들을 덜 자극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노동급 미사일을 통해 미국을 떠보기 위한 '제한적 탐색 도발'에 나서면서 북한이 향후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ICBM 시험발사로 도발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한다면 그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직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한미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이 ICBM 시험발사 또는 추가 핵실험, 인공위성 탑재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하는 메시지도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최선희 외무성 국장이 지난해 11월 북·미간 접촉에 나섰을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에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면서도 "만일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개최될 경우 북한의 대응은 '매우 거칠 것'(very tough)"이라고 언급한 점도 북한이 한미훈련에 앞서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반면에 ICBM 시험발사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입장에서는 파국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인 만큼 북한이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대결로 가면 얻을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북한은 올해 상반기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자제하면서 미국의 입장을 최대한 떠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지금 트럼프 정부가 대북 압박 기조를 나타내면서도 대화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ICBM을 쏘면 미국이 대북 강경 일변도로 돌아설 수 있어서 북한이 발사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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