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정상회담 평가절하하는 中, 그러면서도 보도통제하는듯
中민영매체들 보도 거의 없어…"미일 정상 19초간 어색한 악수만 했다" 부각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매체인 환구망은 사평에서 "아베 총리가 미국에는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을 취하면서 중국에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정치적 술수가 개재된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평가절하했다.
신화통신은 "미일 양국이 동맹강화 등 성과를 거뒀다고하나 구체적인 문제까지 다루지는 못했으며 여전히 양국이 협상에서 마찰음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면 일본 정부는 내부의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며 , '미국 우선' 정책을 내세워 무역과 관련해 일본을 겨냥하게 되면 혹독한 담판을 벌여야 할 지 모른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통신은 또 일본은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하지만,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통화에서 건설적인 관계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와함께 미국은 북핵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중국을 미·일의 공동의 적으로 만들려는 아베 총리의 구상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관영매체 이외의 여타 매체들은 미일 정상회담 이틀이 지나도록 관영매체의 일보 논평을 제외하고는 관련 기사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어 정부에 의한 보도통제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히려 중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어색한 19초간의 악수"가 화제가 됐다고 부정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중국 신경보는 정상회담후 양 정상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4분간 발언을 했지만 아베 총리는 10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발언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엄숙하고 진지하게 들었으며 간혹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어를 못하면서 동시통역을 위한 이어폰을 사용하지도 않아 현지 언론의 조소를 샀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 일본 매체의 요청으로 두 정상이 악수한 것도 어색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손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으며 악수를 하는 동안 아베 총리의 손등을 두들기는 등 결례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19초간의 악수가 끝난후 '유감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외신들이 두 정상의 '어색한 악수'를 화제로 다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한 케이블채널은 기자들이 오벌오피스를 떠난후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손에 힘이 있다"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앞서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을 찾은 아베 총리가 리무진에서 내리자 다가가 포옹과 함께 악수한 뒤 취재진을 향해 '강력한 악수'(strong hands)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아베가 불쌍하다"면서 "(트럼프가) 당기고 때렸으며 우리는 도저히 못한다"고 말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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