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중진들 "집권후 100일전략 짜자"…'인수위없는 대선' 대비
예비선대위·수권비전위 제안…"경선 후유증 막자…당 중심 선거"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3선 이상 초계파 중진의원 10여명이 당 차원에서 집권 이후의 국정운영 전략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대통령 탄핵에 따라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인수위원회 없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데 대한 대비책을 세우자는 취지다.
12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내 중진의원 10여명은 최근 '예비선거대책위원회'와 '수권비전위원회'를 꾸리고 '집권 후 100일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했다.
제안서 작성에는 5선의 원혜영 의원과 4선인 설훈·송영길 의원, 김영춘·김현미·백재현·우원식·이인영·정성호·홍영표(이상 3선) 등 의원 약 15명이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전 대표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송영길·홍영표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의 백재현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는 정성호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 등 각 계파가 모두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이 집권에 대비해 미리 정부조직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준비작업에 나서야 하며, 후보가 정해진 뒤 선대위를 꾸리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예비선대위를 만들어 준비하자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제안에 참여한 한 의원은 "조기대선시 두달 안에 경선과 본선까지 다 치러야 하는데다, 새 정권은 인수위도 없이 바로 시작을 해야 한다. 사실상 인수위 준비를 미리미리 당이 준비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내각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 개편, 각종 정책수립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원은 또 최근 모임을 통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막고 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도록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선 본격화를 앞두고 문 전 대표 캠프가 '대세론' 세몰이에 나서고 최근 지지율 상승세인 안 지사 측이 맹렬한 추격에 나서며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앞서 전해철·김태년·정성호·우원식·김성수 의원 등 민주당 계파를 망라한 61명 의원들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내부의 단결"이라며 "후보 간 과당경쟁에 대해선 나서서 말리고, 지지자 간 모욕적 언사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하려 한다"고 밝혔다.
통상 대선 경선을 치열하게 치르고 나면 희비가 엇갈리면서 후보 측과 경선에서 떨어진 측 사이에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아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지난 2012년에도 당시 야권이 힘겨운 협상 끝에 벌이던 끝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대승적 양보로 문 전 대표와 단일화를 이뤘지만 이후 지원유세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이런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것이다.
한 의원은 "친노·비노 관계없이 계파를 뛰어넘어 중심을 잡고 정권교체에 힘 모으자는 이들이 모였다"고 소개하고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며. 필요하면 참여숫자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중진의원은 앞으로 당 지도부와 소통하며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제안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단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예비선대위와 수권비전위 제안 취지는 역량을 미리 준비하자는 뜻으로 이해했다"면서도 "(탄핵 정국에서) 당이 선거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앞으로 속도를 조절해서 앞으로 (조직을) 짜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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