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홍수·태풍 피해 속출…항공기 결항
오로빌 댐 배수로 파손…일부 지역 휴교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역에 지난 1주일 동안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계속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 북쪽으로 120㎞ 가량 떨어진 오로빌 댐이 수위조절을 위해 초당 566㎥의 물을 방류하는 과정에서 지난 7일 배수로가 심하게 파손됐다. 오로빌 댐의 높이는 230m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댐이자 캘리포니아 주민 수백만 명의 식수원이다.
주 수자원국의 크리스 오로크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하류 지역의 홍수 통제를 위해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배수로의 밑부분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폭 60여m, 높이 9m 가량의 구덩이 규모가 훨씬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로크 대변인은 "현재 댐의 수위가 891피트(271m)이지만, 901피트(274m)에 도달하면 이 댐이 생긴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댐 가장자리의 비상 진흙 방수로를 통해 물을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방수로 침식이 댐 위쪽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댐 자체의 붕괴 위험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수자원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새크라멘토 카운티 경찰은 300㎜가 넘는 폭우로 제방 둑이 넘칠 것에 대비해 윌턴 카운티 등의 주민 2천여 명에게 자발적으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급류로 인해 토사가 쓸려나가면서 캘리포니아주 최대 연어 부화지인 피더강의 바닥이 심하게 훼손돼 연어를 안전한 부화지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고 크로니클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연어 산업은 수백만 달러 규모로 이번 부화지 파손으로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미국 국립 기상대는 9일 샌프란시스코 북부 소살리토와 밀밸리 지역 등 저지대가 폭우로 침수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 문자를 발송했다.
금문교 북쪽 켄필드에서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일부 주택지역이 침수됐으며, 산악지역에서는 토사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유실돼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폭우가 내린 마린 카운티 등 일부 지역은 9일 하루 휴교령을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도 이날 하루 50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 또는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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