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최고 67㎝ 폭설…제주서 고립·교통사고 잇따라

입력 2017-02-11 07:12
수정 2017-02-11 09:19
한라산 최고 67㎝ 폭설…제주서 고립·교통사고 잇따라

항공편 정상 운항, 지연 등 일부 차질 있을 듯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산지에 최고 67㎝ 폭설이 내려 한라산 입산이 사흘째 통제되고, 산간은 물론 해안 지역까지 눈이 쌓이며 시내 도로도 얼어붙어 교통사고와 고립, 낙상사고가 속출했다.





11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 산지에 9일부터 대설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한라산에는 현재 윗세오름 67㎝, 진달래밭 55㎝, 어리목 41㎝ 등의 눈이 내렸다.

대설경보로 한라산 입산은 사흘째 전면 통제됐다.

산간 외 지역도 아라 8.5㎝, 성산 4.3㎝, 제주 2.8㎝, 서귀포 0.2㎝, 고산 0.1㎝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적설과 결빙으로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와 명림로는 모든 차량 운행이 모두 통제됐다.

제1·2산록도로와 516도로, 첨단로는 소형 차량의 운행이 통제됐고 대형 차량은 체인을 감아야 운행할 수 있다. 번영로·한창로·남조로·비자림로·서성로는 대·소형 차량 모두, 평화로·애조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체인을 감아야 한다.

연삼로, 연북로 등 시내권 도로는 제설작업이 이뤄진 구간도 있지만 여전히 눈이 쌓이고 미끄러운 곳이 많아서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중산간은 물론 해안 지역에까지 눈이 쌓이며 노면이 얼어붙어 크고 작은 교통사고와 고립, 낙상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10일) 오전 9시 58분께 제주시 사려니숲길 인근 도로에서 눈보라와 빙판길에 고립된 차량에 타고 있던 3명을 구조하는 등 고립사고 2건을 접수해 5명을 구조했다.

같은 날 낮 12시 42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랜드 교차로 인근에서는 승용차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 경상자 3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등 눈길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눈길에 넘어져 다친 보행자 9명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윈드시어·강풍경보가 내려진 제주공항에서는 다른 공항의 기상 상황 등으로 전날(10일) 12편(출발 6·도착 6)이 결항했고, 221편이 지연 운항했다.

제주 해상의 물결이 전날보다는 낮게 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풍랑경보는 밤사이 모두 풍랑주의보로 대치됐다. 전날은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지만 이날은 대형 여객선의 경우 기상 상황에 따라 일부 재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10일) 오전 8시 입항 예정이었던 국제크루즈 코스타 포츄나호(10만2천669t)는 기상 악화로 제주항 크루즈부두(외항)에 입항하지 못해 만 하루 가까이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밤사이 공항·항만 체류객은 없었다.

제주도는 체류객 발생에 대비해 응급구호세트 2천453세트, 담요 6천89장, 매트 3천500장, 생수 2천280개 등 구호물품을 준비하고 모바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숙박, 음식, 교통정보를 제공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 문자메시지를 통해 "도로에 미끄러운 구간이 많겠으니 안전에 유의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제주도 산간 외 지역은 이날 낮까지, 산간은 12일 새벽까지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제주 산간 10∼30㎝, 중산간 5∼10㎝, 산간 외 지역 1∼5㎝다.

기상청은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며 "해상에는 물결이 매우 높게 일고 일부 해안 지역에서는 너울로 인해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겠으니 안전과 건강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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