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불확실성, 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

입력 2017-02-12 11:00
"한국 경제 불확실성, 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

현대경제硏…"불확실성 지수 10p 오르면 산업생산 증가율 5.9%p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한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 정도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한국 경제, 불확실성 함정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정치적 불안과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 갈등 심화 등을 감안하면 대내외 불확실성이 과거 유럽 재정위기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의 환율과 주가 변동성, 변동성지수(VIX), 신용 스프레드 등 11개 지표를 활용해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한국 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2월 기준으로 48포인트를 기록했다.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0월에는 37.7포인트였지만 국내 정치 불안이나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10.3포인트 급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불확실성 지수는 87.6포인트였으며,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는 52.8포인트였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가계와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이 엄격해져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불확실성이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며 "경기 부진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지연되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불확실성 지수와 국내 주요 경제변수를 분석해 보면 불확실성 지수가 10포인트 올라가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은 6개월 후 약 5.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설비투자 증가율은 6개월 후 7.4%포인트 하락하고, 소매판매 증가율은 1.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위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며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국내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