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갇히고 미끄러지고' 제주서 고립·낙상 사고 속출

입력 2017-02-10 16:53
'폭설에 갇히고 미끄러지고' 제주서 고립·낙상 사고 속출

차량 2대 고립 5명 구조, 낙상사고 8명 병원 옮겨져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내린 제주에서 산간을 운행하던 차량이 고립되거나 보행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가 잇따랐다.

1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 58분께 제주시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입구 인근 도로에서 권모(60) 씨 등이 다급하게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승용차를 몰고 가다 빙판길에 운행이 불가능하고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폭설이 내려 고립됐다"는 신고였다.

제주소방서 이도센터 119구조대가 산악 구조 차량으로 눈길을 뚫고 40여 분 만에 현장에 도착, 이들을 구조해 제주 시내로 옮겼다.



오전 10시 13분께는 서귀포시 호근동 산록도로를 운행하던 승용차도 눈길에 멈춰 섰다. 탑승자 2명은 빙판이 된 도로에서 차량 운행을 포기하고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교통사고와 낙상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8시 19분께 제주시 오라동 제주아트센터 앞 도로에서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로 운전자 채모(32·여) 씨가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이날 교통사고로 모두 7명이 다쳤다.

오전 8시 34분께 제주시 연동에서는 고모(68·여) 씨가 눈길에 넘어져 다치는 등 낙상사고로 8명이 병원 신세를 지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도로 구간에서는 많은 눈이 쌓이고 빙판길이 돼 일부 운행이 통제됐다.

1100도로(산록센터∼어승생)와 516도로(산천단 검문소∼양마센터)에는 대형 차량은 체인을 감아야 운항할 수 있으며 소형 차량은 운행이 통제됐다.

비자림로(대천동4가∼516교래3가)와 제1산록도로(516입구∼시경계), 명림로(명도암3가∼교래3가)에는 소형 차량에 한해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소방차량 등 19대의 장비와 소방 인력 42명을 동원, 긴급 안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도 11일까지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해 농촌 비닐하우스나 선간판 등 시설물이 쌓인 눈이나 강풍에 파손되지 않도록 관리를 부탁했다.

저지대 해안지역에서는 해상의 높은 물결로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에서는 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제설장비 21대와 동원인력 42명을 투입, 교통 두절이나 통행에 불편을 겪는 지역에 대해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에는 산지에 대설경보, 서부와 남부를 제외한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낮 현재 한라산 윗세오름 57㎝, 진달래밭 44㎝, 제주시 2.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제주전역에는 강풍주의보도 발효 중이다.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난기류) 현상도 발생,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상에는 제주도 남부 앞바다 등에 풍랑특보가 내려져 물결이 높게 일고 있어 제주와 다른 지방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이 통제되고 어선들이 항포구로 대피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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