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잔다" 바다 건너온 돌고래 수족관 적응 '순조'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긴장 속 24시간 밀착 관리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32시간 여정 끝에 지난 9일 울산에 도착한 두 마리 돌고래는 순조롭게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족관 생활 사흘째인 11일 새벽까지도 별다른 이상징후 없이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돌고래를 사육하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은 하루 3차례 고등어를 먹이로 주고, 수족관 돌고래가 먹는 전용 비타민도 챙기고 있다.
아직은 장시간 수송 여파와 낯선 환경 탓에 먹이양과 횟수를 조절 중이지만, 적응을 완료하면 마리당 하루 네 끼에 걸쳐 9㎏가량의 고등어를 준다.
현재 수족관 보조 수조에 격리된 채 적응기를 갖는 이 돌고래들은 비교적 왕성한 활동량을 보인다.
서로 장난을 치는 듯 유영하거나 자맥질하고, 다가가는 사육사들을 살피는 등 호기심도 보인다.
잠도 잘 자고 있다.
돌고래들은 평균 3분에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와 호흡하기 때문에 사람처럼 완전히 잠들지 못한다. 대신 자는 동안 뇌의 절반은 자고 나머지 절반은 깨어 있는 '반구수면'을 하며 천천히 움직이면서 틈틈이 호흡한다.
현재로썬 식사와 수면 등에 문제가 없다지만, 고래생태체험관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들 돌고래는 수입 전 일본에서 순치(馴致ㆍ길들이기)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야생성을 잃은 상태다.
그러나 약 32시간 동안 뱃길 700㎞, 육로 300㎞ 등 1천㎞를 이동한 데다 전혀 새로운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두 마리 모두 몸길이 2.5∼2.6m, 몸무게 190∼200㎏에 추정 나이 4∼5세의 어린 암컷이어서 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육사들은 야간에도 돌아가며 돌고래 상태를 체크하고, 수의사도 주기적으로 건강을 점검하고 있다.
김슬기 고래생태체험관 사육사는 "그동안 두 차례 일본에서 돌고래를 들여왔을 때와 비교해도 두 마리 모두 상태나 적응력이 좋다"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관람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잘 돌보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남구는 고래생태체험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존 돌고래 3마리에 더해 2마리를 추가로 수입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비인간 인격체'로 불리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학대라며 반발하고 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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